조철화(이도한의원장)

길경은 도라지다. 길경(桔梗)이란 글자를 보면 재밌다. 좋게(吉) 바꾸는(更) 나무(木)이란 뜻을 지녔으니 도라지가 어지간히도 몸에 좋긴 좋은가보다.

보통 3년 이상 된 것을 껍질을 벗기지 않고 햇볕에 바싹 말려 약으로 쓴다. 기관지의 염증을 없애서 기침이나 가래를 멈추어 호흡이 편하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자완이라는 약도 있다.

도라지가 급성의 기관지염에 좋다면 자완은 만성의 기관지염에 좋다.

보통은 도라지를 기관지나 폐의 질환에 쓰는데 발효를 하게 되면 만성질환에도 좋으니 구하기 어려운 자완보다는 도라지를 발효하여 쓰는 것이 좋겠다.

도라지는 맛이 쓰지만 발효를 하게 되면 맛이 고소하여 쓴맛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것이 도라지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발효과정을 통해 새로운 맛과 향을 선보이고 그 색깔 맛깔스러우니 도라지발효차를 반가운 손님들께 대접을 하다보면 절로 마음이 열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桔梗味苦療咽腫 도라지는 맛이 쓰고 목구멍이 퉁퉁 부은 것을 낫게 하며, 載藥上昇開胸壅 약기운이 가슴으로 올라가서 가슴이 꽉 막힌 것을 열어 준다.

길경 즉, 도라지는 맛이 쓰고 목이 부어서 침을 삼키기 어렵거나 열이 나는 경우에도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때에는 감기에 기본적으로 쓸 수 있는 발효죽엽을 같이 써 주면 좋다. 만성의 인후종통(목구멍이 부어 아픈 증상)에는 발효발계를 써서 간을 해독하는 것이 더욱 좋다. 載藥上昇이라는 것은 약의 기운이 가슴에서 일어나도록 유도한다는 의미다. 그 결과 폐나 기관지의 염증이 사라져서 가슴(胸)이 꽉 막힌 것(壅)이 풀어 헤쳐(開)진다.

간이 나빠도 인후가 잘 아프니 그저 평소에 목이 잘 붓고 아프다고 쉽게 생각하여 목안을 긁어내는 시술을 받는다면 간이 나쁜 것을 알리는 경보기를 시끄럽다고 그냥 떼어 버리는 것이니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 몸이 여기 저기 아프다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잘라내기부터 한다면 살아 있을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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