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진경산수화 20호展…23일까지ㆍ100호展…27일부터 3월4일까지

주왕산 기암봉

무계(武溪)김영진 진경산수화 20호展이 18~23일까지 동아미술관(동아쇼핑 10층)에서, 100호展이 27~3월 4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제 1 전시실에서 열린다.

미술계에도 퓨전 바람이 일면서 요즘은 전통 진경산수화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새로운 화법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1년간 오로지 전통산수화만을 그려온 작가는 유화가 대세인지금도 먹물과 한지만으로 실경산수를 그리고 있다.

첫 개인전을 기획한 김영진씨(67)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올곧은 정신을 그림에 투영시키고 있다.

여산여수(如山如水)

이번 두 전시 중 동아미술관 전시에 30여점, KBS대구방송총국 전시에 70~100호가지 대작 15점을 내놓는다.

산과 바위와 우거진 산림, 골짜기로 흐르는 물 등의 절경을 방안에서 그릴 수 있다는데 매료돼 그린 그림들이다. 동양화의 학습교재 시효인 개자원(芥子圓畵傳)의 이론과 실기법을 터득한 그의 그림들은 산을 그리면서 시를 읊고 시를 읊으면서 물소리도 들을 수 있는 안목을 터준다.

이들 전시 작품 중 김씨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주왕산 기암봉을 묘사한 것이다. 주왕산을 바라보며 자신의 지난 날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렸기 때문이다.

화가 김영진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가리켜 맺힌 한을 풀어내는 과정이라 한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는 "한을 그냥 혼자만 풀고 갈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한을 대신해서 풀려는 의도의 전시회"라고 한다. 그에게 한이란 무엇일까? 삶이 여의치 못해 생기는 고뇌와 고통, 한국인 모두의 가슴에 담겨있는 아픔이라고 한다.

한시와 서예를 동시에 익힌 그는 산에 오르지 않아도 산을 만끽하고 강을 건너지 않아도 강바람을 피부에 맞고 집에서 들과 산을 즐길 수 있는 진경산수화의 묘미를 그대로 전해준다.

그림은 소리없는 시(詩)란 말을 자주하는 그는 스승이나 다름없는 개자원의 거속(去俗)편을 들먹인다. "붓·먹의 치졸은 금물, 좋은 그림은 장사꾼 근성이 엿보여서는 안된다"는 대목을 힘주어 말하며 "그림에 돈을 생각하면 속기가 생겨 예술성이 없어진다"고 했다.

김영진씨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특별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한국현대미술대전 특·대상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하면서 동아미술대전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며 전업 작가회 등에서 활동중인 김씨는 포항이 제 2의 고향이라할만큼 포항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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