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석(Kwater 구미권관리단 단장)

며칠 전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지났다. 절기상으론 봄이 왔건만 제대로 된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장기간 가뭄으로 경북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식수원이 고갈되면서 온 국민이 물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농민들이나 도시에 나와 사는 자녀들도 농사를 준비하는 철에 씨를 뿌리는 설레임보다는 물 때문에 금년 농사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그래서 전 국민들은 애타게 비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동강지역에서 물은 가뭄과 다이옥산파동, 4대강 살리기 등으로 주요 이슈가 되었고 대구시의 상수원이전, 광역상수도건설을 둘러싼 부산, 경남간 물싸움 등 물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물배급시대가 올 수 있다는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제부터 전 국민과 모두가 물부족 시대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우선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이번 가뭄을 극복하는데 상류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고 미리 미리 준비하자는 의미에서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금 낙동강 발원지 태백부터 쌍둥이 댐이 있는 경북북부까지 가뭄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우리의 정성을 모아 '생명, 사랑, 희망의 물 보내기 캠페인'을 펼쳤으면 한다.

특히 홀로 남겨진 어르신, 사회복지시설 입소자,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계층에게 물은 생명, 사랑, 희망이 될 수 있다. 안동댐과 임하댐 덕분으로 물소비지역이 연중 물걱정 없이 산업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다. 시민들도 사용하기에 충분한 용수를 공급 받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예년에 볼수 없는 장기 가뭄으로 마실 물조차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역에 물을 나눠주는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전 국민 모두가 물 나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둘째, 장기화되는 가뭄사태에 대비하여 우리 스스로 '물절약 캠페인'을 펼쳐나가자는 것이다. 우선 수도꼭지나 옥내수도관에서 누수가 있는지 확인하고 반드시 수리해 물을 조금이라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또 양치질을 할 때는 물컵을 사용하고 세탁을 할 때는 빨래감을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하는 것이 좋다. 이 처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물 절약의 방법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이 드물다.

특히 요즘 같이 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는 생활속의 물 절약 운동을 꼭 실천해야 한다. 내가 절약한 물이 비록 적은 양이지만 적은 양의 물을 한 곳에 모으면 그 물은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람들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기상이변악재에 대비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물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물 부족 사태를 계기로 필요한 곳에 댐을 건설해 더 많은 물 자원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활용한 광역상수도망을 확대하는 등 물안전망을 넓혀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미래는 늘 대비하는 자의 몫이다. 우리가 가진 최고의 경쟁력은 위기가 닥쳐왔을 때 함께 헤쳐 나가는데 있다. 함께하는 것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태백에서 발원하여 안동댐과 임하댐을 거쳐 부산까지 1천300여리를 흘러가는 身水不二(신수불이)의 낙동강 공동체이기에 우리가 동참할수록 하면 할수록 고통을 덜 수 있는 사랑과 희망을 나눌 수 있다. 물 걱정 없는 미래를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는 뜻과 힘을 모을 수 있다. 많은 비와 함께하는 봄소식이 낙동강 상류에 곧 오기를 기대한다. 낙동강에 봄바람이 살랑 살랑 분다.

'비가 옵니다. 뜰 위에, 창 밖에, 지붕에, 남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주요한- 빗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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