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 기자(예천지역 담당)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인구의 30%를 육박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예천군은 올해 다양한 노인복지사업에전체예산의 7.6%인 182억8천만원 투자키로 했다.

특히 군은 재가노인복지센터 운영에 1억6천만원, 2억 200만원의 예산을 확보, 26명의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노인돌보미사업에도 1억1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노인복지정책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 지난 15일 오전 자식들과 떨어져 혼자 살면서 예천읍의 독거노인 생활상담사의 관리를 받아오던 예천읍 대심리 이모(70) 할아버지가 자신의 차가운 방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의 노인복지정책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숨진 이 노인은 그동안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어렵게 생활해 오면서 지병마저 앓고 있어 주변의 보살핌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문제는 이 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주던 지역의 모 종교단체 한 자원봉사자가 할아버지가 숨지기 이틀전인 지난 13일 예천읍 사회복지담당에게 전화를 걸어 할아버지의 응급상황을 알렸으나 예천읍의 사회복지담당 직원은 읍사무소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 해 보지도 않고 담당 생활 상담사에게 "토·일요일 할아버지의 상태를 지켜 보라"는 지시만 내렸다. 하지만 일요일 오전 할아버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특히 예천읍사무소 사회복지담당 직원은 "교회관계자로부터 할아버지의 상태를 전달받았으나 직접 방문해야 할 이유를 발견치 못했다"며 "단지 자녀분들에게 할아버지의 상태가 좋지않으니 주말쯤 한번 다녀가라고 연락을 해줬으니 자녀들이 알아서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책임을 자녀들의 탓으로 돌렸다.

군의 독거노인 복지정책이 형식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전국 독거노인은 93만1천명으로 전체 노인인구 중 18.6%를 차지하며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과 '재가노인복지사업' 을 진행하며 복지서비스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하지만 복지서비스 공급 주체들 간의 연계 부족으로 서비스의 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를 최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사명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같은 지적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예천군은 지난 18일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예천군노인복지회관이 주관하는 '2009년 노인돌봄기본서비스사업 집합교육'을 도내 노인돌보미 1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 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했다.

김수남 군수는 이날 교육에서 "혼자 생활하시고 몸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에 대한 사회적 보살핌과 지원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며 "군은 노인복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더 좋은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혼자서 쓸쓸히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김 군수가 강조한 노인복지정책이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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