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화 시낭송가

장미화 시낭송가

"이제 포항에도 시낭송 소리가 퍼져나갈거에요."

시낭송이란 소리꾼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낭송가의 목소리에 시를 실어 독창적인 해석과 가락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시적 감동을 울림으로 받게 하는 것이다. 시'낭독'이 아닌 '낭송'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항지역에도 이 같은 시낭송의 묘미를 전달하는 사람이 있다. 지역의 대표 시낭송가로 손꼽히는 장미화(58)씨.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열린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에서였다. 음악이 연주되는 사이 잔잔한 시의 울림이 청중들에게 찾아들면서 분위기가 한층 고무됐다.

그는 음악회 외에도 시낭송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시적 감동을 전달한다.

"지난해까지 제철동초등학교 방과 후 특기교사로 아이들에게 동시 낭송하는 법을 가르쳤는데,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하더라고요. 동화구연자격증을 활용해 유치원에서는 동화구연과 시낭송을 함께 진행하고 있죠. 어릴 때부터 감성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성모자애원에서도 10년 째 시낭송과 동화구연을 이어가고 있다. "낭송 소리에 눈물 흘리는 원생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가 원생들에게는 바깥세상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시낭송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우연히 전해들은 시낭송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다. 1994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전국시낭송대회에 경북대표로 출전,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을 탄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니 의아할 법도 하지만 결혼하기 전까지 부산MBC에서 성우로 활동한 데다, 포항으로 시집온 후에도 수필 낭송으로 방송에 고정출연한 경험이 있다고. 시낭송을 시작한 후에는 각종 시낭송대회에서 1등을 휩쓸면서 타고난 끼를 인정받았다.

이 같이 널리 알려진 실력에도 아직 더 배워야 한다며 손사래 친다. "시인들은 낭송가한테 시 맡기기를 꺼려요. 낭송가의 목소리에 따라 감정이 더해질 수도, 덜해질 수도 있거든요. 그만큼 시를 맛깔스럽게 빚어내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는 서예와 문인화 부문에서도 30년 베테랑이다. '나를 다스리는 도구'로 오랫동안 연마해온 서예와 문인화를 통해 제자들을 키우는 한편, 무료로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또 '엄마는 50에 바다를 보았다'라는 작품을 끝으로 잠시 접었던 연극배우 생활을 재개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이처럼 서예와 문인화, 연극까지 두루 섭렵한 그의 현재 목표는 작은 시낭송 모임을 결성해 시낭송에 관한 지식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시를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시낭송의 '맛'을 느낀 사람들이 지역에 늘어난 것도 그의 활동 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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