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학(월성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운영실장)

지금 전 세계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와 함께 세계 실물경제가 급속하게 침체되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녹색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그린 뉴딜'을 비롯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선진국들의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10년 동안 1천500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500만개를 창출하고,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의 10% 감축을 의무화하고, 매년 에너지 고효율 주택 100만 채를 건설하는 등 미국경제를 '저탄소 경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은 총 100억 파운드를 대체에너지 10대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프랑스는 2020년까지 4천억 유로 규모의 '그린 산업' 계획을 수립했으며 일본 역시 2015년까지 관련시장을 100조엔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뒤지지 않는 '에너지 기본계획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59%까지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까지 높일 계획인 것이다. 원전 비중을 높이는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원전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이며, 현재 주력 발전원 가운데 하나인 유연탄 사용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0분의 1에 불과하고, 친환경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발전에 비해서도 3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원전은 골프공만한 우라늄으로 석유 9천드럼, 유연탄 3천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고유가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국내자원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세계원전 시장규모는 어림잡아 2030년까지 무려 300기, 900조원(IAEA 보고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그야말로 '황금시장'이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최고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며 무엇보다도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만 가능하다. 이제 원전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적인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총 20조에 달하는 신규원전 건설사업은 미래 인재육성과 청년실업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수원은 정부와 협의를 통해 올 상반기 중 150여명의 정규직원을 조기에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인턴사원을 390명 정도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주민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590여명의 교육생을 훈련, 원전 건설을 위한 전문 기술 인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총 5조 3천억원을 투자하고 우수 원자력 기업을 선정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위해 성과공유제 확대, 공공구매 확대, 협력연구 개발, 전문인력 지원, 해외시장개척 지원, 파워 대출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원자력발전은 국가 에너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원자력 산업이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더불어 지역공동체의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경제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