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권(정경부 차장)

최근 포항 모 농협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온갖 억측과 루머가 나돌며 이전투구식 선거전의 모습을 지켜보니 한마디로 가관이다. 농협 조합장은 농협 본연의 업무인 경제· 신용사업을 관장하며 조합원(농민)들의 번영과 공동이익을 위해 노력과 봉사하는 자리다.

그렇다. 조합장은 조합원인 농민들의 긴 한숨을 거둬들여 알찬 곡식으로 가득 채워주는 역할이다. 어찌보면 참 어려운 자리다.이럼에도 농협조합장이 뭐길래 지금 이조합의 경우 '조합장 당선'에만 혈안이 된듯 하다. 현 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꼭 수성(守城)해 중앙예산을 많이 가져와 조합원들과 소속농협을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도전자는 개혁과 경영개선만이 현재의 이 농협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금 이 농협의 조합장 선거전은 발전(현조합장)과 개혁(도전자)을 공약으로 주창하던 것과는 거리가 먼 음해와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포문을 연 쪽은 도전자다.

현 조합장이 경영을 잘못해 최근 몇년동안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어 자칫 우량농협이 적자농협으로 전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부실경영에 대한 진실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 조합장은 농협경영 본질을 매도한 처사로서 사실과 다른 언론플레이로 현 농협을 음해 하고있다며 반격을 하고 있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조합원들과 농협 중앙회는 알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더욱더 가관인 것은 중립을 지켜야 할 이 농협의 간부들이 현 조합장 당선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있는 모습이다. 과연 이들은 무엇을 위해 뛰고있을까?

13세기 영국의 한 영주의 아내였던 고다이버는 농민들을 위해 자신의 알몸을 세상에 보여주는 치욕을 겪었다. 따라서 이 농협의 조합장과 간부들은 이런 고다이버의 숭고한 정신을 배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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