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란 롯데百 포항점 '키이스(KEITH) 샵매니저

정미란 씨

"한 번 구매한 손님을 다시 찾아오게 하는 것이 100% 판매죠."

롯데백화점 포항점 3층 여성의류 브랜드인 '키이스(KEITH)' 매장 샵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정미란(37)씨.

2000년 백화점 개점 때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남다른 노하우와 높은 매출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팀웍이 좋고, 옷도 예뻐서(웃음)"라고 겸손하게 대답한다. 옷을 판매하는 일에도 팀웍이 필요하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동생'들의 역할이 중요하단다.

"일단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면, 인사를 하면서 손님의 취향을 생각해요. 한 브랜드에 오래 있다 보니 각자 어울릴만한 옷을 잘 고르게 되더라구요. 최고로 잘 어울리는 옷을 찾을 때까지 많이 입어보게 만들죠."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도 자신의 취향을 고집하는 손님이 있을 법도 한데, 그럴 때는 개인적 취향은 무조건 존중해주되 손님이 어울릴만한 옷을 꼭 한 번 입어보게 유도한다고. 이 때 옷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면 함께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정씨는 "혹시 구매하지 않더라도 다시 매장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키이스 매장은 매출만 높은 것이 아니다. 백화점에서 흔히 이뤄지는 교환이나 환불이 거의 없는 것도 이곳의 자랑거리. 많이 입어보고 구입하기 때문에 그만큼 후회가 적어서다.

옷을 잘 고르는 비법은 사람마다 다른 체형에 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크거나 힙이 커서, 혹은 허리가 길거나 어깨가 넓어서 고민하는 체형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그는 각자의 콤플렉스를 커버할만한 옷으로 맞춰서 고른다.

그는 단골손님 관리에도 철저히 신경 쓴다. "손님이 다시 매장을 찾았을 때 '이 옷 저번에 구입하신 옷이랑 어울리겠네요'라고 말하면 놀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8년 전 판매한 것도 다 기억하거든요.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관심이 많아서죠."

열정적인 샵매니저 덕분인지 함께 일하는 판매사원들의 실력도 알아주는 수준이다. 처음 판매사원이 들어오면 당연히 손님을 놓치기 일쑤. 이때 정씨는 손님을 놓친 이유를 일러주며 일을 익히도록 이끈다. 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 또한 자신이 일하는 브랜드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준다.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특히 지면서 이기는 법을 많이 터득하죠. 손님과 언성을 높이는 것 자체가 지는 겁니다."

힘들게 하는 손님이 와도 언제나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는 그.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체질인 것 같다는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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