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자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정만자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주변에서 돈 되는 일 좀 하래요.(웃음)"

주말 오어사에 가면 문화유산 해설을 들으면서 사찰을 둘러볼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만자(46)씨가 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오어사 안내소를 지키고 있는 그는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회장으로 고향의 문화재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에 무슨 문화재가 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만나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죠. 오어사만 해도 매일 봐도 지겹지 않은 좋은 풍경을 갖고 있거든요."

6년을 매일 같이 오르는 곳이지만 운제산과 오어사에 대한 그의 사랑은 여전하다. 특히 비올 때 저수지와 어우러진 오어사 풍경은 사진작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고.

그가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경주박물관대학에 문을 두드리면서부터다. 그동안 관심에 뒀던 고고학과 지역 문화재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이곳저곳 부지런히 답사하러 다녔다. "신라의 수도인 경주를 공부하고 포항에 가니 눈이 트이더라"는 그는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모집에 응시, 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박물관대학이 계기가 돼 국립경주박물관 자원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목요일이면 박물관을 찾아 관람객들에게 전시유물을 설명해주는 것.

"혼자 보는 것보다 안내를 받으면 더 의미 있는 관람이 될 수 있잖아요.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그런데서 보람을 느껴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참여하죠. 공부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학예사에게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어 좋습니다."

그는 경북여성문학회와 경북문인협회, 경주문인협회, 경주시낭송회 등에 소속된 문인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밤마다 호롱불을 켜놓고 글을 끼적이던, 문학에 대한 오랜 열정은 시와 수필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 평일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경주화랑고의 여사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안학교의 특성상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의 역할이 더욱 크다. 특기적성위주의 교육을 실시하다보니 잦은 상담을 필요로 한단다.

이같이 다양한 활동 가운데서도 가장 우선시 하는 일은 문화관광해설이다. 돈 안 되는 일만 한다는 주변의 구박(?)에도 주말이면 오어사로 향한다.

"이 일은 사람 만나는 재미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방법도 배웁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지 못해 늘 미안하죠."

그는 틈이 날 때면 혼자라도 여행을 떠난다. 타지역 문화재와 우리 지역의 문화재를 비교, 해설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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