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숙희 시조시인

서숙희 시조시인

포항에서 태어나 줄곧 포항에 살면서 문학의 텃밭을 가꾸고 있는 시조시인 서숙희 씨.

서숙희씨는 올해로 공직생활만 30년을 맞는 공무원이다. 현재 포항 시립도서관에 근무 중인 그는 "공직생활 중 도서관 업무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근무기간 4년여동안 포항시 도서관은 역사를 새로 쓸 만큼 많은 발전을 했기 때문다라고.

일찍부터 문학적 재능을 보인 서시인은 포항 문학 태동기인 기계초등 3학년 때 한흑구 선생이 창립한 '흐름회' 주관, 동해지구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때문에 "최근 한흑구 선생 탄생 100주년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고 한다.

일찍부터 소설가의 꿈을 키워 오던 서시인은 22년 전, 우연히 초등학교 문예반 지도 선생님이었던 조주환시조시인을 만나면서 시조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로부터 2년후인 1989년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 1990년 '시조문학'지에 추천 완료돼 시조시인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그에게는 경사가 겹쳤다. 작품 '소금꽃'으로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같은 해 '가을에 쓰는 시'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의 영광을 안은 것이다. 문학 지망생들이 꿈꾸는 화려한 등용문, 문학의 고시라 불리는 신춘문예에 두 번이나 당선된 후 시조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시조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누대에 걸쳐 민족의 숨결이 스며든 가장 자연스런 율과 격을 갖춘 진보된 시형식, 부드러우면서도 물 속 뼈처럼 단단한 그의 시 '그리움의 시'는 올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시가 흐르는 서울' 사업에 선정돼 서울의 지하철역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본인 스스로 '과작(寡作)'이라며 겸손해 하는 서시인은 지난 2000년 첫 시집 '그대 아니라도 꽃은 피어'를 발간했다. 올 후반이나 내년 쯤엔 10년 동안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을 모아 "두 번째 시집을 묶어낼 계획"이다,

시조를 쓰면서도 소설가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시인, 그는 1996년 권위있는 '월간문학'에 단편 소설 '길이 있는 암갈색톤의 풍경화'가 당선돼 소설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 후 5편의 단편 소설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평론가들의 월평 등에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시조에만 전념하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소설을 쓰고 싶다는 포부는 여전하다.

서시인은 그동안 '맥시조'동인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경북문인협회 부지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시조시인협회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오늘의 시조시인회 회원, 계간 시조시학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

2005년에는 경상북도문학상을, 2006년도에는 '물소리를 듣다'로 한국시조작품상을 수상했다. 특히 한국시조작품상은 등단 15년 이상, 한 권 이상의 시집을 발간한 시조단의 허리 역할을 하는 역량 있는 시인에게 주어지는 상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서시인은 "직장에서 자신이 지닌 문학적 역량을 최대한 살려 책 읽는 포항의 이미지를 넓혀 나가고, 한국 시조문단에서 길이 남는 시인이 되는 것" 앞으로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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