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포항문예회관서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
배우 혼자서 10명 이상의 다양한 인물 묘사 열연 펼쳐

'김헌근의 호랑이이야기' 공연 장면

포항시 초청기획공연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가 23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28일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문화예술회관에 마련됨에 따라 고인의 명복을 엄숙하게 기리고자 공연 날짜를 변경,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극단 '연극촌사람들'이 제작한 '호랑이 이야기'는 199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 작가 다리오 포의 작품을 각색한 남성 1인극(모노 드라마). 전쟁도중 부상당한 병사의 목숨을 구해준 호랑이 이야기를 리얼하게 풀어낸 마당극 스타일의 소극장용 작품이다.

현재 (사)전국민족극운동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북대 김창우 교수가 번안과 연출로 참여했으며, 대구 예술마당 솔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성주 금수예술마을 촌장인 최재우 연출가가 제작감독을 맡았다.

1인극을 펼칠 김헌근은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극단 연극촌사람들 소속 배우다. 병사와 어미 호랑이, 새끼호랑이, 동료병사, 마을사람, 간부 등 10명 이상의 다양한 인물로 변하면서 보여주는 80분 동안의 쉼 없는 연기와 그의 소리, 몸짓 하나에 관객의 눈동자와 숨소리도 달라진다.

이 작품이 1999년부터의 장기공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배우 1명이 10인 이상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대본에 충실하면서도 한편으로 시대의 정서와 공감대를 반영하는 강력한 애드립으로 관객과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34년 중국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꾼 대장정에 참가한 한 병사는 대열에서 낙오돼 산 속에서 헤매다가 큰 비를 만나 호랑이 굴로 사의 말을 믿지 않는다.

최재우 연출가는 "'호랑이 이야기'는 얄팍한 마케팅 전략 상품이 아니라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삶의 지혜와 철학을 안겨줄 수 있는 예술작품이다"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릎에 앉아 이야기를 듣듯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6천~1만5천원(조기예매 및 유료회원 할인). 문의: 054)270-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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