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아 말해다오'…내달 4~5일 포항문예회관
1920년~올해까지 지역역사 큰 획 그은 장면 그려

형산강아 말해다오 포스터

포항의 90년 역사를 다룬 연극이 내달 4~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포항시립연극단 제117회 정기공연이자 '2009 포항바다국제연극제' 폐막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형산강아 말해다오'(최동주 작. 김삼일 연출)는 3.1운동 직후인 1920년부터 올해까지 90년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작품이다.

실개천에 관광 온 외지 작곡가와 포항 할머니가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지역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장면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극은 1920년대 동빈내항 태풍으로 6백여 명의 사망자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청포도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가 포항에 와서 '청포도'를 짓는 모습, 1930년대 중반 일본헌병들이 포항제일교회에 가한 신사참배와 사립영흥학교 강제 폐교방침을 거부하는 장면 등이 펼쳐진다.

6.25 전쟁을 전후한 상황은 더욱 박진감 넘치게 표현됐다. 8.15 해방의 감격과 포항 시 승격(1949년) 장면을 비롯해 1950년 송라면 지경리 마을 주민들이 공비들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 장면, 형산강을 최후 방어선인 워크라인(미8군사령관 워크장군이 명명한 라인)으로 설정하고 반격을 가해 포항탈환에 성공하는 장면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6.25 전쟁으로 포항시가지가 완전히 불탄 모습은 국립영화제작소에서 제작한 동영상특수필름 상영에 해설을 더해 재현한다.

이밖에도 포항제철 기공식, 기계면 문성동의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의 군수 회의 주재 모습, 실개천 개통 등 현재에 이르는 다양한 사건들이 무대로 옮겨진다. 실존인물이었던 김용주, 이명석, 박일천, 박영달, 한흑구, 이일우, 손춘익, 박이득 선생 등을 배우들이 맡아 열연하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극 중에는 지역의 대표 노래로 불리는 '영일만 친구' 외에 이 작품의 주제곡인 '형산강아 말해다오'와 '내 고향 형산강'(이하 작복덕 작사. 이병복 작곡), '영일만 뱃사공'과 '추억의 형산강'(이하 이정화 작사·작곡), '포항연가'(박상길 작사. 남성 작곡), '포항탈환의 기념노래'(작사 미상. 최규열 채보) 등 미발표곡 6곡이 소개된다.

김미라, 이병복, 장희랑, 윤주미, 김용화, 김나윤, 황상해, 이정환, 김용운, 최희만, 이원욱, 김철문, 이용희 등 40여 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김삼일 연출가는 "포항 시 승격 6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연기와 영상, 노래, 무대장치 등 총체적으로 구성된 대형 역사 드라마로, 관객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만끽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전석 무료. 문의: 054)270-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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