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래류 22마리 등 109마리 잡혀
밍크고래 마리당 3천500~4천만원 호가

올들어 경북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의 로또’ 밍크고래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어부들이 ‘횡재’를 하고 있다.

평생 한 마리도 잡기 힘들다는 밍크고래가 수천만원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수산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경북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잡힌 고래는 밍크고래 등 고래류 22마리, 돌고래류 87마리 등 총 109마리에 이르고 있다.

동해안에서 고래는 보통 4월에서 7월초까지 잡힌다.

이렇게 잡힌 고래는 밍크고래의 경우 수협을 통해 보통 3천500만원에서 4천만원, 돌고래는 100만원 정도에 판매된다.

고래는 포경이 법으로 금지돼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는 어민 입장에서 ‘대박’인 셈이다.

지금까지 동해안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고래는 지난해 4월 울산해상에서 잡힌 길이 7m, 둘레 3.8m의 밍크고래로 수협을 통해 1억2천여만원에 판매됐다.

밍크고래는 정치망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경북동해안의 정치망에는 매년 밍크고래가 1마리에서 많게는 3마리 정도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된다.

보통 정치망 어장에는 매년 밍크고래가 1마리 정도 잡혀 어장 주인은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

포항의 한 정치망 어장 주인은 올해들어 밍크고래를 3마리나 잡아 1억2천여만을 버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울진의 한 어부도 최근 10여일 사이 밍크고래를 3마리나 건져 올려 1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 주변 어민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어장별로 밍크고래를 잡는 행운은 차이가 난다.

고래가 잘 잡히는 어장은 매년 고래가 많이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되면서 ‘대박’을 자주 터뜨리고 있다는 것.

반면 밍크고래가 한 마리도 걸리지 않은 정치망도 있다.

바로 고래잡이 행운도 어장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이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려들면서 정치망 어장 주인은 그물 손상으로 피해를 보지만 고래 판매로 얻은 거금의 수익금을 유용하게 잘 활용한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정치망 어장은 보통 2척의 배에 선원 14명이 필요해 인건비와 기름 등 운영경비가 엄청나게 많이 든다.

따라서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 봄부터 여름까지의 현 비수기에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가 어획부진으로 인한 손해나 선원인건비 등을 메워주기에 충분한 보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금까지 영세한 부부 어민들이 주로 운영하는 자망과 통발에서 밍크고래가 각각 4마리, 3마리 잡혔다.

부부 어민들 입장에서는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는 ‘진정한 대박’이다.

고기를 잡아 하루에 버는 수익금은 얼마 되지 않는 반면 밍크고래를 팔아서 손에 쥐는 돈은 수천만원의 거금으로 생활에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수산업계 관계자는 “자망이나 통발로 고래를 잡은 어민은 주변 어민들과 ‘바다의 로또’를 잡은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동네 어민들을 불러 모아 큰 잔치를 벌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