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고→검사 지휘 받아 유통
고기 소비 포항·울산 지역 대부분

올 들어 동해안에서 잡힌 고래는 밍크고래 등 고래류 22마리와 돌고래류 87마리로 모두 109마리. 사진은 잡힌 밍크고래를 처리하는 장명.

올 들어 동해 연안에서 바다의 로또 고래가 심심찮게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돼 지역 어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길이와 육질의 등급에 따라 그 가격이 수 천 만원∼1억여원을 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의 로또’라고 불리는 고래는 과연 어떤 식으로 유통되고 있는지 포항수협관계자들과 고래 해체전문가의 말을 들어봤다.

1일 포항해경에 따르면 경북동해안지역에서 올 들어 현재까지 잡힌 고래는 밍크고래 등 고래류 22마리와 돌고래류 87마리로 모두 109마리 정도.

지난 한해동안 잡힌 101마리(밍크고래 26마리, 돌고래 75마리)를 이미 넘어섰다.

밍크고래는 초음파를 이용해 그물을 피해가지만 젖을 갓 뗀 호기심 많은 생후 1∼2년 생이 주로 먹이를 쫓아가다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다.

올 들어 이처럼 고래가 많이 잡히고 있는 것은 고래들이 일본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과 해일을 육감적으로 감지해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피신(?)해 온 영향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 1도의 수온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래들이 러시아 해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현재 냉수대가 형성된 동해안 일대를 더디게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또 1986년 포경금지 이후 고래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근거 자료가 아직 없고 고래 혼획수와 개체수는 비례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 포경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때문에 발견자는 일단 관할 해양경찰서로 신고를 해야하며 불법 포획이 아니라는 검사지휘가 떨어져야만 수협을 통해 경매절차가 이뤄진다.

검사지휘가 떨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동안 고래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 포항과 인근 구룡포, 울산, 경주 등지에서 식당업자나 도매업자가 몰려들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포항수협 소속 중매인들이 구매자들을 대리해 경매에 참가한다.

포항인근에서 고래가 잡혔을 경우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은 대략 8,9명 정도. 이들 대부분은 고래고기 식당업자들이다.

검사지휘가 떨어지면 중매인들은 고래의 상태와 크기를 살펴본 뒤 가격을 정해 경매에 참가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래 해체전문가 주태화씨는 “서해안의 경우 고래 먹이 대부분이 멸치나 조기, 준치새끼인 것에 비해 동해안 고래는 영양가가 많은 곤지(동물성 플랑크톤)를 먹어 육질이 월등히 좋아 비싼 가격에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락된 대금은 수협 측에서 고래가 걸려 죽은 그물 어장 주인에게 전액 지불한 뒤 고래를 산 업자에게 수일 내로 받게 된다.

이후 고래 해체전문가가 고래를 자르기 시작한다.

고래고기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은 울산(장생포)이고 다음이 포항(구룡포), 부산 순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