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적응증·체질 맞게 복용해야
보약만으로 건강유지 하는 것 금물

보약

여름철이면 지친 가족을 위해 보약을 준비하는 가정이 많다. 보약이란 글자 그대로 인체의 허약한 부분을 보충해 주는 약이란 뜻이다. 하지만 보약이라고 해서 아무때나, 아무나 먹는 것은 아니다. 보약도 일정한 적용범위가 정해져 있으며 정확한 적응증과 체질에 맞게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방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여름철 제대로 된 보약을 먹는 요령과 잘못된 보약 상식을 한방 전문가의 설명으로 알아본다.

■ 내 몸에 맞는 보약 골라야

한의학적으로 보약은 기본적 치료방법 중 하나인 `보법(補法)’에 사용되는 약물로 우리 몸의 생리적 균형을 유지하여 건강을 증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강보조식품, 영양제, 보양식품 등을 보약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내용물의 영양학적인 타당성을 떠나 한의학적 처방과는 다르다는 게 한방 의사들의 설명이다.

한방에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임의로 `몸에 좋다고 하니까 복용한다’는 식의 보약 복용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약이 필요한 경우는 종합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알수 없는 피로와 무기력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다.

보약을 복용할 때 돼지고기, 닭고기, 밀가루, 녹두 등의 음식을 피해야 되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언제나 해당하는 금기사항은 아니다.

단지 돼지고기, 밀가루, 녹두 등은 성질이 찬 음식이기 때문에 평소 속이 차고 변이 묽으며 소화가 잘 안 되는 체질의 경우 과식하게 되면 소화기능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이들 음식이 보약의 흡수를 저하시켜 약효가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닭고기 등 따뜻한 성질의 음식은 열이 많은 체질을 가진 사람이 과식하게 되면 몸 안에서 열을 더욱 조장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이장훈 교수는 “단순히 보약을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약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부족한 부분과 넘치는 부분을 적절히 조화시켜 생리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게 보약의 참된 의미”라며 “시소의 양측에서 어느 한 쪽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을 때 균형이 잘 잡혀있다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광동한방병원 김동웅 원장은 “평소 허약체질이거나 면역기능이 저하돼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 보약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보약만으로 건강유지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체중유지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식사, 금연, 운동 등의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보약 먹을 때 주의사항

보약을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음식물을 섭취해 소화, 흡수시키는 기능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떤 보약을 먹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화기능상태를 먼저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또 감기 등 급성 감염성 질환이 있을 때에는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허약한 상태에서 회복되기보다는 병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와 아울러 원기를 도와주는 방법을 응용해야 하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보약을 복용할 때는 충분한 수면과 안정된 마음가짐을 취하면서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음식과 술, 담배 등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 보약에 대한 잘못된 속설

▶ 보약에는 인삼이나 녹용이 꼭 들어가야 한다?

보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삼이나 녹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상태나 체질적인 요인 등을 고려해 적합하고 필요한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 보약(특히 숙지황)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

그렇지 않다. 숙지황과 무는 서로 상반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약효의 감소는 있을 수 있으나 흰머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살이 찌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 대부분이며, 이밖에 식생활 습관, 생활관리, 병적 요소(내분비 질환 등)에 의해 유발된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주로 수분대사장애로 발생되는 병적 요인(습담.濕痰)으로 보고 있는데 적합한 약물치료를 통해 오히려 체중을 줄일 수도 있다.

▶ 어릴 때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둔해진다?

전혀 근거가 없는 속설로 오히려 임상적으로 볼 때 녹용은 소아의 생장발육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 여름철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

땀이란 우리 몸에서 열 대사 과정에서 처리되는 노폐물의 일종으로 보약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려 원기가 부족할 때에는 보약이 필요하다.

정리=진용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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