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 사회부장

최근 포항시의회 의원들이 지역에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 문제와 관련해 일본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있는 방폐장 현장을 3박4일 일정으로 견학하고 돌아왔다.

이번의 시의원들의 견학의 목적은 방폐장을 지역에 유치해도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 지가 가장 핵심이었다. 그리고 낙후돼가는 지방재정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이며, 유치 이전과 이후의 인구 밀도 현황, 지역민 소득과 산업구조의 변화 상태 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관할 관청과 방폐장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실상을 듣고 보고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현지 견학 결과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한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건의 사고가 없었다는 관할 관청의 공무원과 종사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그래서 안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롯카쇼무라는 방폐장 유치 이전에는 빈촌이었다 한다. 그러나 이제는 지방 재정 자립도가 무려 180%가 넘어서 아오모리현으로 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할 정도로 부유해 졌다는 것. 게다가 주민 소득도 과거에는 전국 평균 1인 소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불과 했으나 이제는 320만엔 이상 소득이 주어져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도 이전보다 1천여명이 더 늘어난 추세고 원전 직원들의 가족이 방폐장 인근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그리고 지역인 고용 창출이 상당하고, 각종 기업체가 속속 방폐장 인근에 유치 되고 있음도 알게 됐다. 기자도 시의원들과 일본 방폐장 현지 방문 견학을 하면서 다행스럽게 생각된 것은 일본이 우리 보다 먼저 방폐장을 건설해 13여년동안 별 문제 없이 잘 운영하고 있음을 두 눈으로 확인한 점이다.

왜냐하면 포항지역 주민들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의식이 방폐장이 들어서면 그곳은 폐허가 되고, 기형아가 생기는 등 인근 주민들은 모두다 죽는다는 부정적인 강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견학에서 그러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불식 시킬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인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인들의 의식 수준이 우리 국민들 의식수준과 차이난 점도 발견했다. 방폐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유치 지역 이미지가 좋지않지만 어느 특정인을 위해 존재하는 시설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우리와 달랐다. 국민 모두가 필요로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대한 국가적 사업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우리 주민 정서와 달리 방폐장 유치를 반대 해도 우리처럼 막무가내가 아니라 먼저 국익을 생각하며 반대론을 폈다는 것이다.

우리 주민들은 어떠한가, 국가는 안중에 없고, 나 개인 이익이 가장 우선이 돼야 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해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의식은 송두리채 경직돼 있다. 그것이 일본 국민들과 차이가 나는 점이었다. 상식적으로 핵물질이 유출되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핵은 곧 죽음이라는 우리 반대론자들의 공포스러운 말도 다 맞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왜 가동해야 하고 방사성 폐기물이 왜 발생하며, 보관시설을 왜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려는 우리 주민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점도 알았다.

일본 주민들은 처음부터 반대를 해도 우리와 달랐다. 필요한 시설을 만들돼 완벽하게 건설하여 보관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보장성을 정부에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한 것이 그것이다. 향후 안전성에 대해 국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하는 논리로 접근한 것이다.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주민들은 그동안 방폐장 반대 대책위를 만들어 반대 입장을 꾸준히 고수하면서 수년간 정부와 협상을 벌이면서 지진이 가장 적고 암반층이 좋은 롯카쇼무라에 방폐장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인식하고 깨달았다. 그리고 주민의견이 수렴된 7가지 요구 사항을 정부에 요청한 것이다. 정부 또한 주민들이 요구한 사항을 무조건 받아 들인게 아니라 주민이 신뢰할 수있는 현실적 여건의 토대를 바탕으로 굳은 약속을 하면서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방폐장을 건설하려는 일본 정부와 1만여명에 달하는 롯카쇼무라 주민들은 당장 원자력 발전소 가동 없이는 국가도 국민도 존재 할 수없다는 사실을 공동으로 인식한 현실적 사고가 우리와 달랐다. 이번에 포항시의회 의원 25명이 일본 방폐장 현지를 견학한뒤 막연하게 위험하다고 의문을 가져 왔던 중저준위 방폐장 안전성 문제와 기타 사항들이 다소 해소된 만큼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간담회에서 방폐장 유치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이다. 시의원들이 방폐장 찬반 투표에서 찬성한다 해서 방폐장이 포항지역에 꼭 유치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반대한다 하여 국가적 중대 문제가 중단될리 없다. 이번 일본 견학에서 보고 느낀데로 현명하고 균형있는 판단력과 현실적인 사고력을 가진 일본 국민성을 시의원들이 배워야 할 필요성은 분명 있다. 간담회를 통해 찬반의 논리가 누구나 공감할 수있도록 분명해야 할 것이다. 주민 대표 기관에서 개인의 낡은 고정된 관념과 균형 없이 기울어진 판단에 의존해 의원의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주민 기만 행위가 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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