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 사회부장

포항시의회가 22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임시회를 통해 방사성폐기물 지역 유치 문제와 관련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이 문제는 포항지역 뿐만 아니라 유치를 희망하는 전국 타 자치단체들도 주민들 간 찬반에 대한 논란이 엇갈려 왁자 지껄하게 시끄러운 문제다.

물론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시설물을 지역에 유치하려는데 조용한 것도 이상한 일일 수 있다. 그런데 방폐장 유치 문제에서 주민들이 몇 가지 인식해 봐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방폐장 유치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우리 국민 누구도 이 문제만큼은 자유로 울 수 없다. 상식적으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적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핵발전소에 의존하지 않으면 당장 배럴당 70달러를 육박하고 있는 고 유가 시대에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로서는 전깃불 한등을 절전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 현실적 상황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방폐장이 어느 지역에 유치되던 무관하게 왜 우리가 그 시설이 필요한가를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장을 가동하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단 하루도 없어서 안 될 전기 생산을 위해서는 방폐장 시설은 반드시 필요한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 지역에 만은 방폐장 유치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만 한다면 그것은 곧 지역 이기주의적 발상이 아닌가.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시설을 유치하되 얼마만큼의 안전한 시설을 갖출 것이며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안전성을 보장해 주느냐 하는 차원 있는 협상 접근이 현명할 수 있다.

최근 포항시의회 의원 25명이 일본 아오모리 현 롯카쇼무라에 있는 방폐장 시설을 견학했다. 그곳에는 우리나라 중·저준위 격인 저준위폐기물 시설은 물론 고준위 폐기물 임시 보관소가 있었고, 오는 2007년 가동할 핵 재처리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 주민들은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지역발전과 더불어 안전한 시설을 갖추는데 얼마만큼 정부가 책임 질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했고, 결국 지역발전과 함께 유치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견학에서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수산물도 판로가 원활 했고, 다만 위험한 시설물이 지역에 유치돼 있다는 좋지 않은 인식, 막연한 그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임을 알게 됐다.

최근 한수원에서 지질조사 결과 포항과 경주, 울진, 영덕, 군산, 삼척 등이 방폐장 유치 적격 지역으로 조사됐다. 어느 지역에 유치되던 국가적으로 필요한 시설이므로 우리 모두가 너무 가볍게 봐서 안 된다는 것이다.

포항시의회 35명의 의원들도 이번 임시회에서 방폐장 유치 찬반 투표에 임하면서 우리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국책 사업임을 인식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시의원들이 성급한 판단으로 정부에 유치 신청조차 못하게 단절 시킬게 아니라 정부가 하는 국책사업에 포항시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 시켜줄 필요성이 있다. 또 51만 시민들은 방폐장 유치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체 주민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도 향후 지역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명한 의원들의 처신이 될 수 있다. 또 그래야 포항시가 중앙정부와 유대 관계측면에서도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는 명분의 발판도 마련될 수 있다.

방폐장이 유치되면 3천억원의 지원금과 한전유치, 양성자가속기 유치 등 지역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그보다 현 시점에서는 대내외적으로 비춰지는 포항시의회의 의원들의 찬반 투표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의원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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