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된 기분, 개인 아닌 국가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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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최고비인 포항 중성리 비 발견자인 김헌도씨.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신라비석인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지난 5월 현지 주민이 발견해 당국에 신고함으로써 존재를 드러냈다.

3일 경주 보문단지 내 드림센터에서 국립경주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가 마련한 이 비석 발견 기념 학술대회에 발견자인 김헌도(金憲道.46)씨가 참석했다.

비석이 발견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중성리가 고향이냐는 질문에 김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포항) 덕실마을"이라고 대답했다. 비석 발견지점과 덕실마을은 대략 10리 정도 떨어졌으니 그가 비석을 발견한 곳이 그의 고향이라고 해도 무방한 셈이다.

어릴 때 고향을 떠났다가 5년 전쯤에 귀향했다는 그는 지금의 직업을 "1일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5월 초순 어느날, 김씨는 포항시가 주민개선생활개선사업 일환으로 그가 사는 중성리 일대에서 추진하는 도로개설 작업장 한쪽에 놓인 넓적한 판돌 하나를 주목한다.

"파낸 흙을 모두 트럭이 실어나갔는데, 이틀이 지나도 그 돌은 그대로 있더군요. 생긴 게 조경석 돌로 쓸만하다 생각해서 집으로 옮겨다 놓았습니다. 집사람이 왜 그런 걸 쓸데 없이 가져왔느냐고 핀잔을 주더군요."

그러다가 5월11일 김씨는 이 돌을 씻게 된다.

"물조리로 물을 뿌리면서 빗자루로 흙을 쓸어냈습니다. 한데 이상하게 (돌) 표면에서 뭔가 느껴졌습니다. 가만히 보니 한자가 잔뜩 적힌 비석이었습니다. 이에 제 친구인 지방신문 편집국장에게 제보를 하고, 포항공대 초빙교수인 배용일 선생을 비롯한 전문가가 탁본을 하고 판독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비석 발견 사실은 5월13일 포항시에 공식 신고가 이뤄지고, 포항시에서는 이튿날 오전 문화재청에 보고함으로써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의한 공식 조사가 시작됐다.

이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추후 조사를 거쳐 최고의 신라비일 것이 확실시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성과에 김씨는 "로또 당첨된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제가 비석을 발견했다고 하니깐 주변에서는 큰 돈을 벌게 된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비석은 개인 재산이 아니라 국가의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라사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 이상 제가 바랄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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