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선 한국고전머리협회 포항지역연구소장

"드라마나 그림으로나 볼 수 있었던 역사 속, 여성들의 아름다운 고전머리를 지역 미용인들의 손을 통해 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한국고전머리협회 포항지역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기선씨(보성미용실).

15일 '한국 여인의 髮(발)자취'란 타이틀로 그가 맡은 단체가 여성문화회관서 가진 고전머리 전시회에는 철저한 연구와 고증을 거친 조선시대 머리를 중심으로 삼국시대 머리 일부도 전시했다.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쪽머리와 조선시대 상궁부터 나인까지 두루 했다는 어유미를 비롯, 궁중 여인들이 했다는 거두미, 드라마서 화려하게 나오는 여인들의 큰 가체머리와 기생들이 주로 한 트레머리 등을 선보여 구경온 사람들에게 재미를 듬뿍 안겼다.

"한국 여인의 전통적인 머리모양 변천은 언제나 복식사(服食史)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번 '한국 여인의 髮자취'를 위해 그 시대에 살았던 여인들의 머리모양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수고는 위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는 독창적이고도 실용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또한 사치스러운 장식을 배제하고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단정한 이미지를 창출했다.

그러나 그가 이번 전시회로 유명해진 것은 포항에서 고전머리 연구의 개척자요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경주고전머리연구소 최태현 회장의 역할이 컸습니다."

평소 한국고전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최태현 회장은 각 지역에 27개 연구소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고전머리의 의미와 매력을 가르쳤다. 이런 최태현회장에게 가르침을 받은 조기선 소장은 사극드라마의 인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한국고전문화가 다른 나라 문화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고전머리를 배우게 됐다고 한다.

미용실 운영 틈틈이 어렵게 배운 한국고전머리가 현업 종사자들의 손길로 생생하게 복원됐다는 점과 후세들에게 직접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하는 조소장.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긍정의 힘이 전해온다.

30여년을 미용업계에 몸담아오면서 미용 봉사는 물론, 포항시 북구 미용협회 회장일까지 척척 해낸 여인, 타고난 솜씨는 누군가를 위해 써야 한다며 노인 봉사도 아끼지 않는다.

한국고전머리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조상들의 머리 문화를 복원해 나갈 계획이라는 그는 전통문화가 으레 그렇듯 대중들의 관심이없으면 쉽게 잊혀지고 사라진다고 한 다. 때문에 "이번 전시가 고전머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관계자들과 대중들이 고전머리 뿐 아니라 한국전통문화 전체에 많은 애정을 갖고 전통문화 복원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것이 바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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