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덕대 일어학과 만학도 김봉순 씨

김봉순 씨

"포항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오랑 세오녀를 적극 알릴것입니다."

가난때문에 못다한 공부가 평생 한이었다는 김봉순씨(61·사진).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에서 중기중학교 2학년 중퇴 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 김씨는 아들들이 장성한 지난 2009년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했다. 1년후인 2010년에는 위덕대학교 일본어학과에 입학, 새로운 세계와 재미에 푹 빠져있다.

현재 포항시 우창동에 살고 있는 김씨는 지난 2003년 작고한 남편과는 관광버스 영신관광 동기라고 한다. 남편은 관광버스를 지입해 운전을 했고 아내는 관광가이드가 돼 둘은 왠종일 함께 생활했다. 직업의식이 투철했던 김씨는 사전을 통째로 외웠다 할만큼 전국구로 통했다. 때문에 손님들이 어느 도시 어디를 간다면 그곳 지명서부터 지형까지 훤히 떠오른다고 한다. 교량이 몇 개인지, 그 교량의 길이가 얼마인지까지.

하지만 김씨는 시외만 다니다보니 정작 포항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했다고 말한다.

"위덕대에 입학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습니다."

위덕대 일어학과에 입학한 후에는 일본 관광객, 특히 시마네현에서 오는 많은 사람을 접하게 되면서 그동안 일어학과 교수들이 애써온 몫을 김씨 자신도 일정부분 거들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위덕대학교와 연결돼 포항을 찾는 손님들에게 통역을 하고 홈스테이를 주선하고 포항을 안내한다. 그 중에서도 확실히 소개하는 것이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다. 호미곶면을 찾아 연오랑세오녀 동상을 바라보며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흥미를 가진다고 한다.

김씨는 지금도 봄·가을이면 10번정도 관광버스를 탄다. 위덕대에 입학하기 전에는 매년 3월 15~6월 15일까지 거의 매일 관광버스를 탔다고한다. 오직 두 아들을 공부 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제는 두 아들이 훌륭하게 장성해 큰아들 박태훈은 포항JC회장, JC경북도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 정훈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백령도 해병대장으로 근무중이며 현재 고려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준비중이다. 이런 두 아들을 볼 때마다 남편 생각이 난다는 김씨는 다시 태어나도 묵묵하고 거짓없었던 남편을 만나고 싶어한다.

포항여성불교회 김경희회장과의 42년 인연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는 김씨는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 새마을부녀회가 뿌리가 됐고 김경희회장이 버팀목이 됐다고 한다. 김회장의 권유로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했고 새마을 지도자생활만 22년간 해왔기 때문이다. 봉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김씨의 평생 좌우명 역시 '검소한 생활'이다.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남을 위한 일에는 관대한 성품탓에 지난 3월 29일 열린 포항시 경로행사에서도 타올 600 장을 선물했다. 그동안 새마을 중앙본부 표창, 민족통일협의회장 표창, 통일부장관 훈장, 포항시 새마을사업 표창, 새마을사업 포항시협의회장 공로패, 포항시 서포터즈 위촉장 등 수많은 표창장과 공로패를 받은 김씨는 이제는 포항을, 연오랑 세오녀를 제대로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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