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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인의 대모에서 예절 전도사로
미용인의 대모에서 예절 전도사로
  • 이정희 명예기자
  • 승인 2010년 05월 27일 00시 05분
  • 지면게재일 2010년 05월 27일 목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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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평자 씨 25년 미용 일 그만 두고 한학 공부 전념
청정다례원에서 제례예절 강의중인 이평자 씨.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어느 시점에서 문득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볼 때가 있다. 자신이 살아온 길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스스로 열심히 살아왔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평자(68)씨도 그 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바쁜 그녀를 그녀가 옛날에 일했던 보성미용실에서 만났다.

이평자 씨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맨 처음 가진 직업은 20세 때 시작한 미용사였다. 45세까지 미용사 일에 전념했고, 그 결과 한국미용협회 경북도 지회장과 포항시지회장을 역임했다. 미용 일을 그만 둔 지금도 포항미용협회의 고문으로서 미용인들의 대모 노릇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 후에는 한학을 공부했다. 서당을 열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당을 열지는 못했고, 대신 한학을 공부한 실력으로 서울 성균관 진사교육의 출장교육을 맡아 120명에게 강의를 했고, 포항시 여성 유도회( 儒道會 )를 창립해서 6년간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한학을 하면서 다도와 예절교육도 배웠는데, 청정다례원에서 3년간 다도를 배워 다도 사범을 땄고 다도를 더 깊이 배우면서 예절 공부도 병행했다. 그의 쉴새 없는 배움의 열정이 오늘날 당당한 실버로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다도와 예절을 오래 공부하셨는데 배우면서 느끼시는 점이 있다면?

"아이구 차라는 것이 그냥 마시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 다도라는 것이 아무리 배워도 모자라요. 예절도 육례(六禮)의 모든 것을 배워야 하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배우는 것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너무 예절이 없고 윤리 도덕도 없는 시대같아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그게 어찌 아이들 잘못이겠습니까? 부모가 안 가르치니 아이들이 어디에서 배우겠습니까? "

요즘 젊은이들을 향한 일침이 따끔하다.

-작년에 포항시 여성상을 수상하셨다면서요?

" 예, 저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과분한 상이지요. 평소 신사임당을 존경하고 본 받으려고 노력하면서 삽니다. 그분의 십분의 일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요"

그녀의 수상 이유에 "법무부 교화위원으로 재소자 기술자격 취득을 지원해 갱생과 재범방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하는 구절도 있다.

이 밖에도, 다도와 예절을 열심히 배워서 학생들에게 전하는 그녀야말로 이 시대의 신사임당이라 할 수 있겠다.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녀, 불교신자인 그녀는 포항의 옥천사 신도회 회장직도 10년이나 했다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요즘 젊은이들에게 내가 배운 것으로 교육을 시키고 싶어요.

한학이나, 다도나, 예절이나, 불교나, 다 서로 접목이 되고 연관성이 있지요. 이런 것을 공부하다 보면 생각의 깊이도 생기고, 사람을 보면 대충 어떤 사람일 것이다, 보는 눈도 생기지요. "

-특별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예, 저가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미용인에 대한 인식들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미용 일을 하면서 사회봉사도 열심히 하는데….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조신하게 하는 교육도 자주 시키고, 교육수준도 많이 높아졌지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는 모르고 상대방의 결점만 보는 것 같아요"

조금 격앙된 그녀의 어조에 미용인에 대한 진한 사랑이 묻어 있다.

첫사랑처럼, 젊은 날 좋아서 가진 첫 직업에 대한 애착일 것이다.

아직도 활기 넘치고, 주변을 사랑으로 보듬고 사는 그녀에게 늙음의 그림자가 드리울 자리는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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