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기자

지난 15일 예천읍 동본리 H 웨딩 뷔페에서 음식물 운반을 위해 설치된 화물전용 곤도라에 머리가 끼어 숨진 최모군(18)의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예천읍의 사립 인문고인 D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최군은 다른 학생들이 수능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시간에 대입 수시 모집에 합격을 한 터라 대학 입학금에 보태겠다며 부모님 몰래 친구들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고 소식이 학교에서 자율학습 중이던 친구들에게 전해지면서 고 3 교실은 이내 술렁이기 시작했고 최군이 안치돼 있던 병원으로 가기 위해 학생들은 수업을 마쳐 줄 것을 학교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교장의 지시라며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개인적으로 병원에도 가지 말도록 학생들에게 지시했다.

당시 이 학교 교장은 다른 모임에 참석하느라 대구에 머물면서 최군의 사고 소식을 듣고 학교에 남아있던 교사들에게 이같이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H웨딩 뷔페측과 최군의 부모님들이 사고 3일만에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고 장례가 무사히 치러진날 밤 교장의 승용차가 심하게 파손되면서 각종 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

‘친구의 영안실을 가지 못하게 하자 흥분한 학생들의 소행이 아니겠느냐’는 수군거림과 함께 교장을 둘러싼 각종 루머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그러나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소문이 사실이라면 수능을 얼마 남기지 않은 중요한 시점에 신중치 못한 언행을 한 교장이나,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승용차를 부수는 행위는 학교에서는 결코 벌어져서는 안될 범죄행위다.

교장선생님은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동요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책임 있는 처신과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가슴 따뜻한 제자사랑의 진심어린 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또 교장의 차를 파손한 사람이 소문처럼 학생들이 맞다면 따끔한 벌도 내려야 한다.

학교에서조차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기물을 몰래 파손한다면 어떻게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수 있겠는가.

학교는 미래의 우리사회를 이끌어갈 동량들을 길러내는 신성한 배움의 전당이다.

교사가 학생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학생이 교사를 믿지 못하는 이 비참한 현실은 우리 사회가 한시바삐 풀어야 할 숙제다.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풀었으면 하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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