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니어체험관 해설사 박만수씨 기관사 퇴직 후 6년간 휴일도 없이 남 도와

대구시니어체험관 해설사 박만수씨는 봉사생활 6년 동안 느낀 보람이 평생의 기쁨을 합친 것 보다 크다고 한다.

"저는 퇴직 후 6년 동안 일요일도 쉬지 않았습니다. 남들은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지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평소에 생각해 오던 일이긴 했으나 봉사를 하면 할수록 아프던 몸도 낫고 날마다 매사가 기쁘고 즐거우니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가족들은 고령이니 일요일은 쉬어야 한다고 했지만 저는 쉬는 날이 더 불편했어요. 봉사를 하며 느낀 보람은 저의 전 생애의 기쁨을 합친 것보다도 큽니다. 봉사하는 일에는 사람을 행복으로 이끌어 주는 신비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생각을 바꿔보세요. 저는 봉사생활 이후 한 번도 병원에 간 적이 없거든요."

옆에서 듣고 있던 한 지인이 박만수(72·대구 동구 효목동)씨의 밤낮 없는 봉사는 이제 입소문을 통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2008년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표창장도 받았고 국회의장으로부터 축전도 받았다고 귀띔해 준다.

박 씨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의 솔직함에 반했으나 대면할수록 그의 순진함 속에는 그것을 뛰어넘는 무엇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씨는 고희를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주름살 하나 없는 홍안이었고 표정과 태도는 너무나 안정되고 행복해 보였다. 필자는 박 씨의 봉사생활 전반이 궁금했다.

"저는 월요일 오전은 노인상담소, 오후에는 시니어체험관에서, 밤에는 11시까지 생명의 전화에서 봉사하고, 화요일은 노인소비생활지도, 수요일은 한마음 풍물단(위문공연), 독거노인 돌보미로 일하며, 목요일은 소비자연맹에서, 금요일은 노인인권지킴이로, 토요일은 박물관에서, 일요일은 나비생태원에서 일합니다."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힘든 빡빡한 일정에 필자는 또 한 번 놀랐다. 고속철도 건설공단 기관사로 퇴직한 박 씨는 한마디로 참 봉사인이다. 박 씨의 활동범위가 너무 넓어 퇴직 후라 여비에 구애받지 않느냐고 물었다가 낯 뜨거운 소리를 들었다.

"가끔 오해를 받습니다만 여비를 받고 일하면 봉사가 아니지요."

박 씨의 한마디 한마디는 정말 속이 꽉 차 있었고 듣는 사람에게 긴장감마저 들게 했다. 필자는 솔직히 박 씨가 부러웠으며 그에 미치지 못함을 부끄럽게 생각했다.

명심보감 계선 편에는 '하루 선을 행할지라도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화는 스스로 멀어지고, 하루 악을 행할지라도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선을 행하는 사람은 봄동산에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갈려 닳아 없어지는 것은 보이지 않으나 날로 어즈러지는 바가 있다'고 했다.

박 씨의 체험담에서도 들을 수 있듯이 '좋은 일 하면 복 받고 나쁜 일 하면 벌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세상 이치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원리와 다를 게 없다. 이 세상의 모든 불행은 이러한 인과의 법칙을 무시하는 데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잡초 씨를 뿌려놓고 곡식을 거두려고 한다.' 이 얼마나 황당하고 무모한 욕심인가? 그래서 교회와 종교인은 날로 늘어나지만 사회는 갈수록 부도덕해지고 불행한 사람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불행이 만들어 지는 원리에 따라 행복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필자는 박 씨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은 자신이 노력하는 것만큼 행복해 질수 있다는 것을.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노년의 행복을 자녀들에게만 의존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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