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박물관협회 회장 경보화석박물관 강해중 관장

강해중 경보화석박물관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화석박물관인 경보박물관을 영덕에 설립한 이방면의 선구자다.

최근 포항에서 큰 상어 이빨화석이 발견돼 화제가 됐다. 화석은 46억년 나이의 지구역사와 생태계를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자료다. 우리가 이 지구에서 살고 있는 한 지구의 역사는 중요하고, 이것을 알려주는 화석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화석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고, 화석박물관이라는 것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 화석에 평생을 바쳐온 사람이 있다. 영덕에 있는 경보화석박물관 강해중(70)관장이다. 그는 일반 사람들이 화석에 대해 전혀 무지하고 관심이 없을 때 국내외에서 화석을 수집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화석박물관인 경보박물관을 설립한, 화석에 대해서는 선구자적인 인물이다. 강 관장은 포항사람이다. 그는 왜 고향에 박물관을 설립하지 않느냐는 고향인들의 성화에 호미곶에 바다화석 박물관을 열었고, 경보박물관에 전시할 수 없는 대작들을 경주엑스포공원내에 있는 세계화석박물관에 대규모로 전시하고 있다. 경주시와 엑스포공원측에서 무료로 전시실을 내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여기에서 따로 입장료를 받지않고 엑스포공원 측으로부터 최소한의 유지비만 받는다. 그의 지론은 박물관은 돈벌이를 위한 것이 아니고 봉사고 공익사업이며, 누가 박물관을 열든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즐기면 족하다는 것이다.

-어떤 계기로 화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처음에는 그림이나 골동품을 수집했는데 그것을 페인트창고에 뒀다가 비를 맞춰 곰팡이가 나 다 못쓰게 되었지요. 그래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다가 수석 탐석을 다녔는데, 그때 어떤 사람이 자기 집에 수석이 많다 해서 갔더니 그 집에 미국에서 가져왔다는 고기 화석이 있었어요. 모든 생물은 다 죽는데 영구보존돼 있는 것이 신기해서 관심을 가진 것이 계기였지요.

-그 많은 작품들을 어디에서 수집하시는지?

"주로 외국에서 많이 들여오고 국내에서는 포항과 태백에서 제일 많이 나옵니다.

태백에서는 석탄 캐면 나오지요. 대작들은 모두 외국에서 수집해온 것들입니다.

-수집, 운반에 많은 자금이 필요할텐데 어떻게 조달하시는지요?

"돈 많이 들었지요. 페인트 사업해서 번 돈 다 넣고, 흥해에 구획정리라는 것을 할 때 그때 땅이 좀 생겨 그런 것들도 처분하고, 돈만 생기면 화석 구하러 다녔지요. 미치지 않으면 이렇게 못합니다. 일종의 중독같은 것이지요.

-이렇게 많은 돈을 들였는데 주변에서 별로 관심을 보이지도 않으면 서운하시겠습니다.

"그렇지요.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국가나 지자체가 사립박물관에 너무 무관심합니다. 일본은 박물관이 6천관이나 되는데 우리는 500관 정도 밖에 없거든요. 요즘은 가족단위 관광 추세라 가족들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문박물관이 많이 생겨야 합니다. 수집가들이 박물관을 열고 싶다고 하면 전문가들이 작품을 평가해서 모아 박물관을 열면 좋겠지요. 시에서 집을 지어주고 작품 가진 사람에게 경영을 맡기면, 그 사람들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열심히 하지요. 누가 경영을 하든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고 지역의 관광수입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면 좋은 일이 아닙니까? 안동시에서는 이렇게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화석박물관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가족들이 와서 웃고 신기해하고, 만져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박물관이라 좋았다고 아이들의 편지, 전화가 오고 할 때, 내가 참 이것 잘 했구나 싶지요. 그리고 아무리 부자라도 죽을 때 돈을 가져갈 수 없으니까 내가 열심히 벌어 수집한 것이 남아 후대 사람들이 보고 즐기고, 또 이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이런 것들이 모두 보람이지요."강관장은 아직도 어디에 오래된 화석이 있다고 하면 마음이 설레고 바로 달려가고 싶다고 한다. 그의 이런 열정과 설레임이 늙음도 더디오게 하는 듯, 70이라는 나이가 거짓처럼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화석에 관심을 가지고 경보화석 박물관이나, 경주엑스포 공원 안에 있는 세계화석박물관, 호미곶에 있는 바다화석박물관에도 들러 강 관장의 이 열정에 작은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면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그 아득한 신비의 역사가 화석에 담겨있기에, 화석박물관은 관심을 갖고 자주 접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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