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백경원씨

경북을 대표하는 한국전통무용가인 백경원씨가 전통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평생 무용의 길이 내 길이라며 좋아했기에 직업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으며 무엇보다 무대에 있을때 가장 행복합니다"

친 언니이며 대구를 대표하는 무용인 백년옥씨와 함께 경북을 대표하는 한국전통무용가인 백경원 한국무용협회 구미시지부장(59)이 전통의 아름다움을 압축해 표현하는 춤사위로 문화구미를 경북을 비롯해 전국에 전파하고 있다.

◇구미찬가

백 지부장은 오는 26일 창작무용 구미찬가 작품을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구미시의 지원 아래 마련했다.

이날, 지역의 젊은 무용인들의 기량과 열정을 결집해 구미시의 발전상을 모티브화한 창작무용으로 70년대부터 30년 넘게 발전을 거듭해 온 현재의 모습, 다시 한번 21세기 디지털하이테크 도시, 명품문화, 교육의 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40만 시민들의 염원을 춤으로 표현해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창작무용 구미찬가는 더욱 더 강하고 힘차며 푸른 구미의 발전된 미래상에 초점을 맞췄다.

그녀는 "우리가 살아왔던 구미,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하나되어 살아가야 할 구미"라며 "이곳에서 저희 무용단은 언제나 새로운 창작정신과 도전정신, 전통이 조화된 향토예술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춤사위

백 지부장은 구미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작품을 창작화, 무대화시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이 지역만의 독특한 색깔의 춤사위를 지켜나가고 있다는데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백씨는 "전통춤의 깊이와 무게 있는 춤사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창작춤을 시도하고 있으며 시민의 애환을 작품화해 무용예술이 좀더 시민들과 가까워 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씨는 항상 옛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으로 전통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창작춤의 무대를 꾸미고 있다. 백씨는 "무용은 인간내면의 소망과 존재의 의미를 다양한 몸짓으로 표현하는 행위예술로서 날이 갈수록 그 저변이 크게 확대돼 가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의 큰 관심과 사랑으로 새로운 춤과 전통춤의 진수를 보여주고 전파시키는 좋은 계기를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입문

백 지부장은 중학교때 언니(백년욱)가 사사하는 영남지역 살풀이의 대가 정소산의 제자로 들어 갔으며 현재는 경북에서 유일하게 정소산류 살풀이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에서 살다가 지난 1980년대 초 무용의 불모지였던 구미로 와 처음 무용학원을 열었고 1990년도에 무용단을 만들어 무용 대중화에 앞장섰던 백씨의 뒤를 이어 큰 딸 김지은씨, 작은 아들 김우석씨도 백씨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 1989년 한국무용협회 구미지부를 만들어 지금까지 지부장을 맡아오고 있고 같은 해 초대 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로 발탁돼 지난 2000년까지 구미 무용의 저변 확대에 공헌했다.

백경원무용단은 전국무용제(제5회, 제15회)에서 두 차례 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수차례에 걸쳐 해외공연도 다녀왔다.

백씨는 우수한 무용전공자들에게 실기발표를 통해 무대 경험과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무용의 교육적 효과와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16회, 제17회 전국금오무용대회경연대회를 개최해 한국무용발전에 기여했다.

◇달구벌 입춤과 살풀이

그녀는 달구벌의 멋스러운 정서가 녹아있는 교방놀이 춤으로 여성의 다소곳하고 은근한 감정이 깃든 춤인 '달구벌 입춤'으로 유명하다.

30년이상 한국전통춤만을 고집해온 백경원씨의 살풀이(이매방류)와 달구벌 입춤(최희선류)에는 백씨 특유의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춤사위가 있다.

달구벌입 춤은 일명 수건춤 혹은 덧배기춤 이라고도 한다.

박지홍 선생으로부터 최희선 선생으로 이어지는 이 춤은 조심스럽게 흩날리는 수건과 활기찬 소고놀이의 허튼춤이 조화를 이루며 소박한 여성미를 나타내고 있다. 달구벌입춤을 서울에 계시는 최희선 선생에게 직접 배웠으며 경북에서는 유일하게 스승님의 사사를 받아 보급하면서 지켜나가고 있다.

또 정중동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중요 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이매방류)를 정명숙 선생으로부터 사사했다.

그녀는 "춤꾼들은 멋을 터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긴 세월을 노력으로 바치는데 살풀이 춤은 그만큼 어려운 춤이다"며 "앞으로 만고 열녀 박향량의 끈기와 절의 정신을 표현하는 무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살풀이 춤은 부드럽고 가벼운 흰 수건을 손에 들고 독특한 살풀이 장단에 맞춰 수건을 공간에 휘날리며 추는 데 정중동의 미가 극치를 이루는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춤사위로 구성되는 춤이다.

◇무대위에서

백 지부장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점점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한숨짓는다"며 "날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건조해지는 세상에서 예술은 우리에게 필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21세기는 지식과 정보 문화적 창조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의 시대"라며 "이런 시대성에 발 맞춰 저희 무용단은 언제나 새로운 창작정신과 도덕정신 전통과의 조화로 향토문화창달의 주춧돌이 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무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백씨는 "무용을 하는 학생들이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서울 또는 대구로 가는 현실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어려운 무용실정을 걱정했다.

그녀는 "돈보다는 명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힘들 때도 있지만 무대에 설때, 제자가 잘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표현했다.

앞으로 지역에서 만고 열녀로 추앙받고 있는 박향량의 끈기와 절의 정신을 표현하는 작품을 춤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려보는 게 꿈이라며 특히 "문화재단을 세우고 경북 지방 전통무형문화재가 되기 위해 마지막 열정을 쏟아 나가겠다"고 전통무용에 애착을 드러냈다.

무용가 백경원씨는

한국무용협회 경상북도지회장 역임

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 역임(1988~2000)

구미시립예술단 운영위원

제2회 구미시 문화상

제5회 전국무용제 은상 수상

제15회 전국무용제 은상 수상

제38회 경상북도문화상(공연예술부문)수상

제1회 경북예술상 수상

현 한국무용협회 구미지부장, 백경원 무용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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