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24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축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8일 북한을 상대로 첫 경기를 갖는다.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전체의 첫 경기이자 첫 남북대결이라는 의미가 있어 우리 선수단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은 간판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이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지만 8일 오후에나 광저우에 도착할 예정이라 북한과 경기에 뛸 수 없다.

반면 북한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선수가 10명이나 포함돼 사실상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각국 대표팀 가운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 꿈을 이루려면 결승까지 7경기를 치러야 한다. 7경기 가운데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베스트 11, 누가 나갈까

홍명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7일 훈련을 마친 뒤 "우리 팀은 베스트 11이 없다.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가 있을 뿐"이라며 "당일 컨디션과 상대에 따른 전술 등에 맞춰 경기장에 먼저 나갈 선수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해 누가 선발로 출전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광저우 도착 전날인 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현지 프로팀과 평가전, 7일 마지막 훈련 등을 살펴보면 북한과 경기에 선발로 나갈 선수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4일 류큐FC와 평가전에서는 공격에 지동원(19.전남), 박희성(20.고려대)이 나왔고 김보경(21.오이타), 조영철(21.니가타), 구자철(21.제주), 김정우(28.광주)가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수비로는 윤석영(20.전남), 김영권(20.FC도쿄), 김주영(22.경남), 신광훈(23.포항), 골키퍼 이범영(21.부산)이 선발로 나왔었다.

이 가운데 평가전 도중 왼쪽 슬관절 타박상을 입은 신광훈의 회복 정도에 따라 오재석(20.수원) 등이 먼저 나갈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가 "짧게는 3일, 길면 7일 정도 재활치료를 받으면 완쾌할 수 있다"고 진단했기 때문에 이날 출전 가능성은 반반이다.

7일 마지막 훈련에서는 흔히 주전과 비주전을 구분하는 조끼를 선수들이 수시로 바꿔 입어 베스트 11을 점치기 어려웠다.

그러나 원톱에 박희성이 나서고 처진 스트라이커에 김민우(20.사간도스)가 뒤를 받쳤으며 김보경과 지동원이 좌우에 주로 포진했다.

구자철, 김정우가 중원을 지휘하고 종아리 부상이 우려됐던 홍정호(21.제주)가 이날 훈련에서 회복한 모습을 보여 윤석영, 김주영, 오재석 등과 함께 수비 라인에 중용될 가능성도 크다.

이날 골키퍼는 김승규(20.울산)가 주전 자리에서 많이 뛰었다.

◇지동원 '박주영 공백, 걱정 마'

간판 공격수 박주영이 소속팀 AS모나코의 반대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할 뻔하다가 하루만에 다시 출전하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8일 북한과 1차전은 어차피 박주영 없이 치러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6일 첫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박주영의 몸 상태를 봐야 언제 투입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다. 빠르면 2차전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3차전, 16강부터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대표팀 막내 지동원이다. 지동원은 4일 오키나와 류큐FC와 연습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치는 골 감각을 과시했다.

대표팀 주장 구자철과 북한과 경기에 나서는 유일한 남아공 대표 출신 김정우가 조율하는 미드필더 라인의 어깨도 더 무거워졌다.

월드컵 및 유럽리그 경험이 풍부한 박주영이 없는 동안 허리진에서 공격수들에게 좋은 패스를 많이 넣어줘야 그만큼 득점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월드컵 대표 10명 북한..전력은?

조동섭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이번 대회에 남아공 월드컵 멤버 10명을 데려와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불참했고 그밖에 다른 중동팀들 역시 걸프 컵을 대비해 정예 멤버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역시 와일드카드 없이 21세 이하 대표팀을 꾸려 온 점을 고려하면 북한을 우승 후보로 손꼽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국과 경기에서 일단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미드필더 김영준(27), 박남철(25)과 수비수 리광천(25)은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또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과 첫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을 펼친 수비수 리준일(23)도 주전급으로 평가된다. 브라질,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 각각 교체로 투입됐던 미드필더 김금일(23)과 공격수 최금철(23) 등도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주장을 맡고 있는 수비수 박남철(22)은 6일 훈련에 앞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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