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게임서 대만 6-1 격파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 정복을 노리는 한국 야구가 난적 대만을 시원하게 격파하면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조범현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광저우 아오티야구장 제1필드에서 열린 대만과 B조 예선리그 첫 경기에서 연타석 투런포를 쏘아올린 추신수(클리블랜드)와 6이닝 동안 1점만 내준 선발투수 류현진(한화)의 호투를 발판 삼아 6-1로 깔끔하게 승리했다.

한국은 대회 최대 고비로 여겨진 대만과 첫 경기를 잡아 조1위를 사실상 확정, 수월하게 결승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약체인 홍콩(14일), 파키스탄(16일)과 경기를 모두 이기면 18일 A조 2위와 4강전을 치를 전망이다. .

현재 4강 상대로는 중국이 유력하다. 중국은 A조에서 일본에 비해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조범현 감독은 예상대로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웠고 예즈셴 대만 감독은 '깜짝 선발' 카드인 린이하오(요미우리)를 투입했다.

한국은 타선은 예상하지 못한 투수를 맞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선봉은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맡았다.

추신수는 1회 1사 1루에서 벼락같은 홈런을 때려 분위기를 확실하게 끌어왔다. 시속 145㎞짜리 직구가 바깥쪽에 꽉 차게 들어왔지만 정확하게 밀어쳐서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대회 1호 홈런이었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3회에도 터졌다. 3회 무사 2루에서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초대형 홈런을 날렸다.

때리는 순간 담을 넘기는 타구라는 사실을 알아챌만큼 잘 맞은 타구는 외야로 큰 포물선을 그렸다. 외야 펜스 바로 바깥의 높이 20~30m 가량의 나무 상단에 꽂힐 정도로 큰 타구였다.

마운드에서는 류현진이 눈부신 피칭으로 대만 강타선을 잠재웠다.

대표팀 소집 뒤 한국에서 치른 연습 경기에서 난타를 당했지만 류현진은 실전에 나서자 국가대표 에이스다운 기량을 보였다.

150㎞를 육박하는 직구는 포수가 요구하는 구석구석 정확하게 꽂혔고 '명품 체인지업'은 타자 앞에서 예리한 각도로 뚝 떨어졌다.

5회 선두 타자 린즈성(라뉴)에게 바가지 안타를 맞을 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5회 2사 만루의 위기까지 맞았으나 실점없이 막았고 6회 1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6이닝 동안 뽑은 삼진은 4개.

3회 무사 1, 2루에서 등판한 대만 두번째 투수 양야오쉰(소프트뱅크)에게 끌려다니며 잠시 침묵한 한국은 6회 추가점을 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1, 2루에서 정근우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탠 한국은 이어진 2, 3루에서 상대 내야 실책 등으로 1점을 더 달아났다.

하지만 한국은 경기 출전 선수 명단 제출 때 저지른 실수 탓에 투수 교체 과정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6회말 한국 공격 뒤 윤석민(KIA)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경기 직전 제출하는 명단에 이름이 빠진 사실이 드러나 곧바로 내려갔고 급하게 봉중근(LG)이 투입됐다.

몸을 충분하게 풀지 못한 봉중근은 선두 타자 뤄궈후이(시애틀)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대타 장타이산(싱농)에게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후속 린저쉬안(보스턴)이 1루수 땅볼 타구를 쳤을 때 1루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시킨 뒤 선행 주자마저 객사시키면서 급한 불을 껐다.

봉중근은 이어 후진룽(LA 다저스)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날 A조의 일본은 약체 태국과 경기에서 무려 20안타를 쏟아붓는 일방적인 경기를 한 끝에 18-0으로 5회에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일본은 투수 4명이 번갈아 던지는 동안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또 B조의 파키스탄은 홍콩을 5-3으로 꺾었다. 파키스탄은 2-3으로 끌려가다가 9회 3점을 뽑는 뒷심을 과시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14일 오후 7시(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홍콩과 2차전을 갖는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리그 1차전(13일.아오티 야구장 제1필드)

대 만 000 001 000 - 1

한 국 202 002 00X - 6

△승리투수= 류현진(1승)

△패전투수= 린이하오(1패)

△홈런= 추신수 1.2호(1회2점.3회2점, 한국)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