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100m 허들 金…단거리 트랙 첫 경사
카자흐스탄 이보닌스카야 0.01초차 따돌려

0.01초 빨랐다 이연경 금빛질주25일 오후 중국 광저우시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에서 우승한 이연경이 힘차게 허들을 넘고 있다. 연합

한국 여자 단거리 육상의 대들보 이연경(29·안양시청)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연경은 25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3초23 만에 결승선을 끊어 나탈리아 이보닌스카야(카자흐스탄·13초24)를 0.01초 차로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이로써 이연경은 한국 여자 단거리 트랙 종목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임춘애가 800m와 1천500m, 3천000m를 석권하는 등 중장거리 트랙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지만 단거리에서는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1978년 방콕 대회에서 이은자가 여자 200m 은메달을 딴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연경은 또 1986년 서울 대회의 임춘애 이후 24년 만에 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필드까지 포함하면 2002년 여자 창던지기 금메달리스트 이후 8년 만이다.

오랜 훈련으로 다진 이연경의 노련한 기술이 빛난 레이스였다.

뒷바람도, 맞바람도 없는 고요한 경기장에서 7번 레인에 들어선 이연경은 총성 소리가 나자 0.133초 만에 달려나갔다. 이보닌스카야(0.129초)에 이어 2위. 그러나 스피드가 달렸다. 이연경은 중반까지 중위권에서 달렸고, 마지막 허들이 가까워올때까지도 선두로 치고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은 이연경은 침착하게 질주를 계속했고, 앞선 선수를 하나 둘씩 제치고는 이보닌스카야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끊었다.

두 선수가 워낙 비슷하게 들어왔기에 경기장에서는 5분 가까이 기록을 확인하느라 침묵이 흘렀다.

승리를 예감한 듯 들뜬 표정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이연경은 마침내 전광판 가장 높은 곳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것을 확인하자 환호하며 태극기를 몸에 감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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