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대회 편파판정으로 패권 잃었다가 탈환

'우리 사실은 6연패한 겁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핸드볼 결승을 승리로 이끌어 8년만에 금메달을 되찾은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 선수들은 사실상 아시안게임 6회 연속 우승이라고 말하고 싶은 심경이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로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정상을 지켜왔으나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심판들의 노골적인 편파판정 때문이다.

한국은 2006년 12월 16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인도어홀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주최국 카타르에 28-40으로 져 금메달 행진이 5개 대회에서 끝났다.

쿠웨이트 출신 심판 알리 압둘후세인과 사미 칼리프가 눈을 질끔 감고 한국 선수들에게 턴오버와 퇴장을 남발하면서 불거진 사태였다.

`신이 와도 이길 수 없는 경기'라는 비판이 들끓고 카타르핸드볼협회도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편파판정이 이뤄졌다고 시인했다.

한국은 같은 달 14일 벌어진 이란과 3, 4위전에서도 준결승에서 레드카드를 받거나 실격된 선수들이 출전정지된 탓에 27-31로 패배하며 노메달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심판 판정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려고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조영신 남자 핸드볼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6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철조망 수비를 짜고 바로 속공에 나서 공격자 반칙의 소지를 아예 없애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베테랑이자 정신적 지주인 윤경신(두산)은 "이번에는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불합리한 판정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도하 대회가 끝난 뒤 그런 경기에서 "지금까지 핸드볼 한 것이 창피하다. 핸드볼 신이 와도 이런 경기는 못 이긴다"라는 발언으로 파장을 증폭시킨 바 있다.

조 감독도 "협회의 후방 지원이 든든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판정이 공정했고 경기에서 전술을 구사하는 데도 판정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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