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중국 광저우 인터내셔널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 결승에서 71-77로 졌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메달 획득을 노렸던 한국은 2006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5위에 그쳤던 수모를 만회한 것에 위안을 삼았다.

2쿼터 중반까지는 한국의 페이스였다. 1쿼터까지 21-27로 뒤졌지만 2쿼터 초반 오세근(중앙대), 조성민(KT)의 연속 득점에 이어 이승준(삼성)이 호쾌한 덩크슛을 꽂으며 27-27 동점을 만들었다.

중국이 왕즈즈의 2득점으로 다시 앞서가자 이번엔 이승준의 3점슛으로 아예 승부를 뒤집었고 조성민의 자유투 2개가 이어지며 오히려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이승준이 3점슛 1개를 더 꽂고 양희종(상무)의 2득점이 보태지며 37-31까지 달아난 한국은 그러나 이후 2쿼터 마지막 5분간 침묵을 지키며 중국에 내리 12실점, 경기 주도권을 지키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3쿼터에는 서로 밀고 당기며 56-64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4쿼터 초반 중국이 한국을 거세게 압박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중국은 66-58로 앞선 경기 종료 7분여를 남기고부터 왕즈즈와 장칭펑, 쑨웨가 연속 6득점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72-58로 달아났다.

패색이 짙어진 한국은 양동근(모비스)이 자유투 2개와 3점슛을 연달아 꽂고 이어서는 양희종이 또 3점을 터뜨려 경기 종료 3분35초 전에는 72-66까지 따라붙어 마지막 희망을 살리는 듯했다.

중국이 류웨이의 자유투 2개로 74-66으로 도망가자 이번엔 김성철(한국인삼공사)이 3점포로 다시 간격을 좁혔고 2분20초를 남기고는 오세근의 미들슛으로 74-71, 중국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어 중국의 실책이 나와 다시 공격권을 잡았으나 오세근의 슛이 수비에 막혀 불발되며 추격의 끈을 놓쳤다.

46초를 남기고 왕즈즈가 골밑 슛을 넣은 중국은 76-71로 달아나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종료 30초를 남기고 김주성(동부)이 자유투 2개를 얻었으나 2개 다 놓치며 실낱같은 역전 희망마저 날려버렸다.

양동근이 17점, 김주성과 조성민이 15점씩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으나 실책이 중국(9개)보다 훨씬 많은 16개나 나와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결과는 은메달이지만 좋은 농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무엇이냐'고 묻자 농담을 섞어 "대회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했으면 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답한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일방적인 응원에도 주눅이 들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경기 내용도 8강, 4강보다 오늘이 더 좋았던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남자농구 대표팀에는 KBL에서 포상금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표 선수들은 27일 오후 귀국해 간단한 환영식을 마친 뒤 소속 팀으로 복귀한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단됐던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28일부터 재개된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결승

중국 77(27-21 16-16 21-19 13-15)71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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