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식 부장

군위고등학교의 2011학년 신입생 모집에서 외지 성적 우수 학생들이 대거 합격하고 상당수의 지역 학생들이 탈락하는 일이 일어났다.

지역의 불합격 학생과 학부모들은 강력 반발하는 반면 다른 교육 구성원들은 이들의 구제책을 마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수 인재 유치로 명문학교 육성에 청신호가 커졌다면 크게 반기고 있다.

군위고에 따르면 최근 2011학년 신입생 모집 결과, 정원 112명에 176명이 응시해 1.5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 고교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경쟁체제가 도입된 것은 20여년 만이다. 이 학교는 그 동안 학생수 감소로 해마다 신입생 미달 학교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군위고는 내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대구 등 타지 응시생 87명의 79%인 69명을 합격시켰다. 이는 지난해 타지 출신 합격자 32명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외지 성적 우수 학생들의 군위고 진학은 정부 등에 의해 농산어촌 우수고 및 기숙형고, 자율고로 지정된 데다 우수 교사 유치 및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각종 이점을 지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가 지역 고교 입학 성적 우수생들에게 1인당 최고 6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반면 군위중학교 등 관내 6개 중학교 출신 응시생 89명의 43%인 46명은 성적 미달로 불합격 처리돼 구미, 의성 등 인근 도시 고교로의 진학이 불가피하게 됐다.

올해까지 군위지역 중학생 출신 대다수가 군위 고교에 무난히 진학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군위 출신 불합격생과 학부모들은 군위군과 군위교육지원청 등에 군위고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30여명은 지난달 29일 경북도교육지원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영우 도교육감과 가진 면담에서 군위고가 군위 출신 불합격생 전원을 추가 모집할 수 있도록 요구했고, 이 교육감은 군위고의 내년도 학급 정원을 늘리는 등 적극 수용 방침을 밝혔다.

학부모들은 "지역 학생들을 외지로 쫓아내는 교육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적극 수용되지 않을 경우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위군 및 군위고 관계자는 "불합격생들의 군위고 진학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장담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입생 모집에 합격한 일부 학생의 학부모들은 "탈락한 성적 부진 학생들이 지역출신이라는 특혜로 추가 입학할 경우 교육의 질적 문제 등이 있다"며 "교칙 없는 대안에 대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군위교육계에 전례 없는 갈등이 예고된다.

군위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공부해 온 학생들이 고교 진학을 앞두고 역차별을 당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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