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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만의 강점 살리니 '이상교육'은 따라오더라
작은 학교만의 강점 살리니 '이상교육'은 따라오더라
  • 류상현기자
  • 승인 2011년 01월 24일 00시 01분
  • 지면게재일 2011년 01월 24일 월요일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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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육성사업과 실태
칠곡군 신동중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생 수가 적으면 학교 건물은 황폐화한다. 폐교될 지 모르는 작은 학교에는 시설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몇 개 학년이 복식수업을 하고 전공과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상치교사가 문제가 생기면서 학생들은 제대로된 수업도 받지 못한다. 작은 학교는 학생이 적어 학생간의 경쟁심이 떨어져 학력이 낮아지고 많은 학생 앞에서 발표할 기회도 적어 발표력도 떨어지고 사회성도 약해진다. 그래서 부모들은 도시로 떠나고 학생수는 더욱 줄어든다. 그리고 학교는 통폐합이 추진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되살아 나는 작은 학교들'의 사례는 지금까지의 통폐합 정책에 또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칠곡군 신동중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칠곡군 신동중의 심요한 학생(중3)은 중학교 1학년때 대구의 큰 학교에서 학급인원이 고작 10명인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현재 3학년 대표를 맡고 있는 심 군은 "이전에는 하루종일 담임선생님은 물론 교장선생님과 눈 한번 마주치는 것도 어려웠는데 여기서는 매일 교장 선생님을 가까이서 뵌다. 수학여행도 여러번 갔고 대구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뮤지컬 관람 등 온갖 체험활동을 다 한다. 그런데 이런 비용이 모두 무료다. 학습 준비물도 모두 학교에서 다 대준다. 시설도 너무 좋다. 방음장치가 된 음악실도 있고, 미술실도 따로 있다. 기술·가정실, 과학실도 따로 있는데 학생 수가 적어 실습도 많이 한다. 전학 온 이후 학교생활이 너무 즐거워 집보다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며 "내가 대구에 계속 있었더라면 선생님들에게 관심도 받지 못하고 성적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출 도교육청 행정지원국장

'이상적'인 교육을 위한 가장 적정한 인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작은 학교에는 큰 학교가 가지지 못하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그래서 시도되고 있는 것이 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이다. 이 사업의 취지와 시행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경북도교육청 이동출 행정지원국장으로부터 들어본다.

이동출 도교육청 행정지원국장

-이 사업을 시작하게된 배경과 방법, 그리고 성과를 설명해 달라.

"지금까지 소규모 학교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고 재정 비효율을 초래하므로 통폐합이 추진돼 왔다. 그러나 이는 교육논리를 외면한 채 경제논리에 따른 일방적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래서 소규모 학교에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학생들이 돌아오는 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어 이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8년 14개 학교로 출발해 지난 해에는 20개 학교로 확대했다. 이들 학교에는 3월에 500만원씩의 기본 지원금이 주어지고 11월에 평가를 거쳐 3억원의 예산으로 가지고 최우수 학교에는 3천만원, 우수학교에는 2천800만원 등 차등지원을 한다. 사업은 성공적이다. 영주 문수초의 경우 2008년 당시 학생수가 46명이었으나, 학교장을 중심으로 세일즈 하듯이 모든 교직원이 학생유치 활동에 나선 결과 현재 학생수 100명, 6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제는 더 이상 전학생을 못 받을 정도다. 청도 남성현초는 30명에서 60명으로, 칠곡 낙산초는 지난 해 1년만에 학생이 34명에서 68명으로 두배로 늘어났다. 경주 사방초도 32명, 영주 문수초는 26명, 상주 내서중은 9명 등 전체적으로 100명이상의 학생이 증가했으며, 학급수도 늘어나 안동 풍서초 등 4개 학교는 더 이상 복식수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해의 경우 20개 학교에서 전년대비 101명이 증가했고 4개교 학교에서 복식수업이 해소됐다."

-학교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을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언뜻보면 두 정책은 상반된 것 같다. 하지만 작은 학교 살리기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통폐합 정책의 일환이다. 예전과 같이 출산률이 높고 학령아동이 넘쳐날 때와 지금의 통폐합 정책은 기본 방향이 다르다. 학생수 100명 이하의 학교(도내에서 479개로 전체의 45%) 기준으로 통폐합을 추진할 경우 시골학교는 거의 다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학생수 기준으로 당연히 통폐합 대상이지만 학교를 살리고자 하는 학교장 의지가 강한 학교는 공모를 통해 한 번 더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실적이 없으면 통폐합이 추진된다. 그러므로 이 사업은 학교 통폐합 유예 정책의 일환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공모를 통한 재정지원인 것 같다. 교육청의 도움 없이 학교와 지역사회의 노력만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있다. 영천 화남분교장의 경우 2006년 학생수가 9명으로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었다. 그러나 동창회와 지역사회의 강력한 후원으로 2009년에 학생수가 무려 40명을 넘어섰다. 지난 해에는 사업대상으로 선정됐는데 11월에 48명으로 늘어 분교로는 유일하게 6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칠곡 낙산초와 경주 사방초도 화남분교와 비슷한 경우지만 자체 추진에 한계가 있어 지난 해 정식으로 사업 대상에 포함시켰는데 결과 전년 대비 학생수가 30명 이상 늘어나게 됐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자생적인 움직임은 학교살리기의 불씨가 되는 만큼 아주 중요한 요소이지만 한계가 있다. 교육청단위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크게 성공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모든 작은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면 어떤가?

"도내에 작은 학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사업 대상인 50명 이하 학교는 296개로 전체의 30%를 넘는다. 이들 학교 모두에 재정지원을 할 경우 연간 1천만원씩 지원해도 30억원이 필요하다. 학교를 살릴 의지도 없는 학교에 지원할 필요는 없다. 때문에 이 사업에도 선택과 집중의 논리를 적용,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교를 집중지원한다."

-이 사업에는 교장의 역할, 동창회 등 지역사회의 호응, 교사들의 협조 등이 특히 중요한데 이 중 교장의 역할이 절대적인 것 같다. 교장이 학교를 겨우 살렸는데 후임 교장이 의지가 없어 학교가 과거로 되돌아가 활기를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막을 방법이 있는가?

"그렇다. 교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교장의 의지 아래 교사들이 협조하고 지역사회가 호응해 성과가 이뤄진다. 영주 문수초의 경우 40명에서 100명으로 성장해 완전한 자생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지만 이제 겨우 살아난 학교가 후임 교장의 방관으로 활기를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유능하고 지역사회가 신임하는 학교장 배치를 위한 초빙교장제, 각종 인센티브를 통한 우수교사 유치 등 자생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럼에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는 학교는 적정규모 학교 육성차원에서 과감히 통폐합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이 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지역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이 미비해 사업대상 학교가 업무추진에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다. 반대로 교육청의 지원에도 학생수가 감소한 학교가 있어 익년도 사업대상 선정 시 재검토할 예정이다. 특색있는 프로그램 개발없이 전년의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중요한 보도 자료가 지역교육청이나 본청을 거치지 않고 직접 특정 언론사에 제공돼 홍보효과가 해당지역에 머물고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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