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천년고도 경주, 글로벌 고도로서 명성 지키길"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화백포럼 연사로 초청돼 리더십 강의를 편 박명재 CHA 의과대학교 총장이 본지 박준현 부사장과 인터뷰 하고 있다.

"경주에 오면 늘 가슴이 설레고 뜁니다. 최초의 통일국가의 대업을 이룬 통일신라의 수도 경주는 한국인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자 한국문화의 원형질이 태동한 곳입니다."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박명재 CHA 의과대학교 총장이 9일 경주를 찾았다.

새봄을 맞아 활기찬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대학생들과 신라천년수도 경주를 지키고 가꾸는 경주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박 총장은 이날 동국대에서 학생과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도전과 성취를 위한 대학생활'이란 주제 특강에서 대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이어서 오후 4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화백포럼에 연사로 초청돼 '성취하는 삶, 성공적인 조직을 위한 리더십'주제로 신라천년고도 경주의 자부심을 갖고 국제적인 고도로서의 명성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당부했다.

본지는 특강에 앞서 박준현 경북일보 부사장이 박 총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주를 찾은 느낌은 어떻습니까

-경주는 우리나라 역사상 통일국가라는 가장 큰 이벤트를 이룩한 통일신라의 수도입니다. 대한민국의 뿌리인 경주는 2천여년전에 민주주의의 원형인 '화백제도'와 선덕여왕을 비롯한 여왕을 탄생시킨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한 역사적인 곳입니다. 친구인 소설가 이문열은 통일신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화려하고 장엄한 몰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고려에 귀순한 경순왕의 외손이 고려를 이어 갔기 때문에 신라는 '화려한 변용'을 한 것입니다.

또 경주에는 제가 행자부장관 재직시절, 차관을 지내는 등 공직생활을 함께 해온 최양식 경주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평소 존경한 최 시장은 역사와 문화의식을 골고루 갖춘 분이기에 이러한 역사적인 도시인 경주를 지키고 더욱 더 발전시킬 최적임자라고 확신을 합니다. 따라서 최 시장과 경주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설레는 맘으로 발걸음을 하게 됐습니다.

△역사도시 경주가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신라정신의 위대함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주에 '경주역사체험관'을 조성해야 합니다.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아와 막연히 문화유적을 둘러볼 것이 아니라 신라의 역사와 인물 등이 소개된 역사체험관에 들러 개괄적인 역사를 이해한 이후 유적지를 방문해야 진정한 역사 여행이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경주시민들이 이러한 역사적 자부심을 경주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고향인 포항은 자주 방문하시는지요

-포항이 폭설과 구제역으로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직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승호 포항시장이 젊은 패기와 역동적인 힘으로 군부대를 동원해 완벽한 제설작업을 하는 등 성과를 거둬 흐뭇했습니다.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CHA 의과대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CHA 의과대학교는 불임 생식, 줄기세포, 항노화 등의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의과학 특성화 대학교입니다. 지난해 교육과학부 평가에서 학생 1인당 투자비가 6천864만원으로 전국 대학교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따라서 의과대학생은 전학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 등의 지원으로 9년연속 의사고시 100% 합격과 간호고시도 100%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발전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라 사랑도 하지 못한다는 고사성어도 있습니다. 저는 포항의 발전이 경북과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역주민들이 그동안의 공직경험과 노하우, 인맥 등을 사장 시키지 말고 지역발전에 활용을 해야한다며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향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면 국회의원 뿐만아니라 지역 학교장과 면장 등 교육과 행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어떠한 역할도 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 혼자의 생각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대표성'과 '상징성', '중앙에서의 역할 가능성' 등의 리더십으로 지역주민의 선택을 받아야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지역국회의원인 이상득 의원과 이병석 의원의 지역발전을 위한 큰 역할에 경의를 표합니다.

△현 정부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이명박 대통령과는 고향 선후배로서 오래전부터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행자부 장관을 할 때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권인수인계와 정부조직개편 등에 일조를 했습니다. 민주당 후보로 경북도지사 출마를 권유 받았을 때 수십차례 제의를 거부하면서 MB를 방문하니 포항시장 출마를 권유해 포항에 내려왔다가 지역국회의원이 후보 경선을 요구해 뜻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출마를 하지 않으면 사표를 요구하고 집권당에서 경북도지사 후보를 내지 못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라며 집요하게 권유해 '이것이 나의 운명이구나'는 생각을 하면서 출마를 하게 됐습니다. 경북도지사는 제가 고향을 비롯한 경북도 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한 매력적인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현직 대통령 네분을 모신 경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공직생활 중 대통령 네분을 모신 경력이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시절 청와대 행정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대통령때는 행자부장관, 이명박 대통령때도 2개월간 무임소 국무위원으로 참여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이때 국정파악 능력을 얻을 수 있었고 공직자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위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또 행자부 장관 국회 청문회 후 보고서 채택이 1시간만에 끝나 정가에서 '청문회'가 아니고 '간담회'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비록 민주당 정권에서 공직생활을 했지만 저는 진보주의자가 아닌 '점진적 열린 보수주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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