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승 대구첨복단지 초대이사장

김유승 대구첨복단지 초대이사장

30여년 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모태이자 선도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의약품개발과 연구기획, 기관경영 등을 통해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매진해 온 CEO.

김유승(61)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초대 이사장이 지난 8일 오후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는 오송보다 더 희망이 있습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지난 8일 오후 김유승 재단이사장 취임식과 함께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명쾌하고도 자신에 찬 표정과 말씨로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도 44개에 이르고 있는 최고의 과학자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취임하자마자 바쁜 일정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사무실에서 시간을 허락받아 만났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중책을 맡으신데 대한 소감부터 말씀해 주시지요?

"이미 설립돼 있는 기관의 기관장과 그렇지 않고 첨단의료복합단지처럼 기반이 없는 CEO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도전적인 업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차곡차곡 쌓아가고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임무가 막중한 만큼 열심히 해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는 인사는 만사라면서 우수 연구인력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다음으로 기업유치를 내세웠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합니다. 유능한 인재가 없으면 세계적인 조직이 불가능합니다. 최대한 가장 우수한 인력을 영입해서 연구결과를 도출하도록 할 것입니다."

김 이사장은 향후 3년은 재단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첨복이 여러 기관과 관련이 있는 만큼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여러기관과 기업이 있습니다만, 이들 기관·기업유치가 큰 임무중의 하나입니다. 또 하나, 첨복재단이 운영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대구시만 상대하면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만 과학기술부와 복지부, 기획재정부, 경북도 등 얽히고 섥혀 있습니다. 평형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첨복단지가 산으로 가든지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조화롭게 운영하고 바람막이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당초 인터뷰 시작전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인터뷰를 미루는 것이 어떻냐"며 조심스러워 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처해 있는 위상에 대해서도 거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충복 오송이 첨복 단지의 선두주자로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첨복단지의 성공요건으로 기업유치임을 빼 놓지 않았다.

"오송은 이미 50개의 기업을 유치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는 6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송의 경우 사업의 일부는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구보다 5~10년이상 앞서 있습니다. 후발주자로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구경북첨복단지가 오송보다 희망적이며 차별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임을 역설했다.

"외국의 생산시설을 유치할 생각입니다. 비록 기업과 연구소 유치도 오송에 비해 뒤쳐져 있지만 따라잡을 계획입니다."

대구가 오송보다 뒤늦게 출발했지만 대구가 더 희망적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오송에는 대형병원이 없으며, 대형병원 없이 의료산업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구에는 대학병원을 비롯해 종합병원들이 많습니다. 또 오송은 대구에 비해 문화시설이 불리합니다."

김 이사장은 첨복이 대구시내에 위치한데다 우수인력 유치에도 유리해 대구가 성공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했다.

반면 오송은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점을 유리한 것으로 꼽았다. 따라서 대구는 인재들이 지역에 상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구해 사람과 기관유치에 전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나아가야할 정체성과 방향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이오신약은 물론이고 합성신약등 모든 약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간과 동물의 공통질병을 많이 연구해서 오송과 차별화 하겠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목표다.

동물실험센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예를들어 구제역 같은 재앙이 인간에게 왔을때를 대비한 그런 연구도 하겠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의료기기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료기기분야의 개발은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모든걸 개발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을 모아 특성화 해 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이러한 계획들은 첨복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확립한 후에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의료산업을 선도할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초대이사장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된 그가 해야 할 과제는 많다.

특히 향후 3년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적인 정착에 토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당장 올해에 단지 건축공사가 시작되고 각 센터별 센터장을 비롯한 핵심인력이 구성된다.

국가차원의 집중지원과 국내외 기업 및 연구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고유의 정체성과 가치를 발굴하여 창의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핵심 연구시설 건립은 금년도에 착공해서 2012년까지 완료하는 한편 이들 시설이 신약 및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최적의 시설과 장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셋째, 연구시설 건립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최고의 역량을 갖춘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것. 이를 위해 4월까지 각 센터를 이끌어 나갈 센터장을 최고의 인재로 영입하고 연차별 채용계획에 따라 정착기인 2017년까지 500여명의 우수 연구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넷째, 많은 연구개발기관과 우수 기업들이 단지 내에 입주할 수 있도록 국내·외 홍보를 통하여 단지 인지도를 높이고, 국내·외 기업들의 첨복단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입주기업과 연구개발기관의 연계활동을 적극 지원해서 연구개발 성과가 조기에 상품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다섯째는, 첨복단지가 실질적인 글로벌 R&D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등 관계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만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정한 경쟁관계 구축 등을 통해 중앙정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서울을 떠나 본적이 없다는 김 이사장은 새로운 환경으로 대구에서 근무하게 되는게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민의 심정을 가지고 활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그냥 관심을 가지고 지켜만 봐 달라"고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에게 부탁을 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김유승 이사장은

생년월일 : 1949년12월 24일(서울 출생)

□ 학력

△경기고등학교 졸업(1968년) △서울대 문리대 화학과 졸(1974년) △미국 몬태나주립대 이학박사(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 하버드 Post-Doc (1982 - 85년)

□ 주요경력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1977∼1979)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1985∼1990)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1990∼2006)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화학물질연구센터장(1997∼1999)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2000∼2002) △ 대한화학회 총무부회장(2002)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2003∼2006)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이사(2003∼2006)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공공기술분과 위원장(2004∼2005)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빙연구위원(현)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부회장(201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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