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사회부 차장

'국익을 위해 뜨거운 형제애를 발휘하겠습니다'

포항향토청년회 회원들이 뜨거운 형제애를 발휘했다. 지난 1999년 서귀포시연합청년회와 자매결연을 맺은 포항향청은 지난해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계획 중 하나로 지역 우수 농산물 판로개척사업을 선정, 상호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항향청은 포항쌀을, 서귀포시연합청년회는 한라봉을 양 지역에서 판매키로 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포항-제주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를 통해 지난 1월 제주 한라봉 3kg짜리 800박스와 5kg짜리 타이벡감귤 700박스가 포항에서 성황리에 팔려나갔다.

제주 농산물이 포항 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포항 쌀이 제주도민들의 밥상에 올라갈 차례.

지난 18일 포항을 출발해 부산항을 거쳐 19일 제주항에 도착, 판매행사장으로 옮겨진 포항 대풍쌀 20kg짜리 1천500포는 날개돋힌듯 팔려나갔다. 서귀포시연합청년회 회원들이 생업을 뒤로 한채 발벗고 나서 의리를 발휘한 결과인 것이다.

성황리에 판매행사를 마친 양 단체 회원들은 기분 좋게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익 서귀포시연합청년회장이 우리나라의 보물섬,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포항향청 회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포항향청 회원들에게 "세계 7대 자연경관은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한 스위스의 비영리재단 '뉴 세븐 원더스'가 주관하며 오는 11월 20일까지 투표를 통해 세계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7곳을 선정하게 된다"며 "전화(001-1588-7715)와 인터넷(www.new7wonders.com·www.jejuN7W.com)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 정원택 포항향청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투표에 참여했다.

제주와 포항의 청년들이 국익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등 전국 자치단체가 사활을 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해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제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하나 같이 국책사업에서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국익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앞다퉈 국익을 외치고 있는 사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치단체간의 반목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 대안 없이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이 상처부위만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라도 순수하게 국익을 위해 의기투합한 제주와 포항의 청년들처럼 정부, 정치권, 해당 자치단체의 대승적인 차원의 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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