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양대학 특강차 포항 방문…“고향은 대통령 믿어줘야”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30일 포항시와 포항MBC가 주최하는 시민교양대학 특강을 하러 포항에 왔다.

초청으로 이뤄진 김 지사의 이번 특강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져 시민들 또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강은 '통일 강대국 대한민국을 만들자'를 주제로 남북통일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그러나 정치 후원금 쪼개기 수사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고 친이계 TK 출신으로 대권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른 인물인 만큼 지역 정가의 정치적 관심은 배제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김 지사를 본보 김상조 부국장이 만나 대담을 나눴다.

- 마침 오늘 영남권이 갈망하던 밀양 신공항 입지 발표가 백지화됐다. TK 출신 정치인으로 이에 대한 한 마디 소감을 밝힌다면 ?

△ 대구·경북, 특히 포항은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이고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정황에서 대통령의 뜻에 맞게 잘 좀 지지해 주고 도와줬으면 좋겠다. 대통령도 상당한 판단력이 있고 비리나 부정과 거리가 먼 인물인만큼 포항과 같은 한 도시 정도는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밀어줄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공항보다 부지를 무료로 제공해 거대한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것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오늘 강의에서 통일강대국을 무척 강조했는데 특별한 의미라도 있는지?

△ 통일이야말로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 견주어 당당한 선진일류 강대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대로 남북대치가 지속되면 남한은 철조망에 갇힌 섬 국가로 남는다. 통일은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한 큰 기회이며, 주변 강대국에 꿇리지 않는 당당하고 강한 나라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통일을 향해 국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본다.

- 경기도 북부지역 성장은 정부의 대북정책과 연관돼 있다. 현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서 한마디 한다면?

△ 남북 긴장고조 상황에서는 국가안보가 최우선이다. 그러나 헌법정신에 따라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 정부와 군이 모든 남북관계를 다루지 말고, 민간과 종교단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다양한 채널을 유지하고 서로 나누고 협력해야 한다. 2만명이 넘는 탈북민들도 대북정책에 활용해야 한다. 너무 획일화하거나 중앙정부 주도로 해서도 곤란하다.

- 김 지사는 경북 영천 출신의 정치인으로 일부 TK 지지층이 있지만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못 미치는것 같다. 여기다 여론조사도 수도권의 인지도나 지지도가 폭넓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 경기 지사로서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다 보니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질 기회가 많지 않아 그렇게 된 것 같다.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은 출렁이는 파도와 같거나 하나의 스냅사진과 같다고 본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할 일을 다 하겠다.

- 아직 이르지만 현재 대세론으로 흐르는 박근혜 전 대표를 제쳐야 기회가 생기는데 당내 세력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형국이다. 그래서 친이계에 기댄다는 시각이 많은데 실상은 어떤지?

△ 박근혜 전 대표는 고( 故) 박정희 대통령의 딸, 한나라당의 전(前)대표로서 대한민국의 최정점에서 살아온 분이다. 한나라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지도자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언론에서 너무 과도하게 대세론, 대권 행보로 몰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 김 지사에게도 '문수사랑', '문수랑'과 같은 팬클럽이 있지만 그 규모와 강도가 노사모에 비교가 안된다. 지지율 확대로 외연을 넓혀야 하는데 이를 위한 특별한방안이라도 세워야 한다고 본다?

△ 부족한 사람을 항상 믿어주고 특별한 관심과 따뜻한 애정으로 대해 주는 지지자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이고 큰 격려가 되고 있다. 다만 인기를 끌기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결같은 마음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기자로서 묻고 싶은 건 묻겠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쪼개기 후원금'의혹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쪼개기 후원금 관련 수사를 두고 마치 나에게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보도가 나오는데 과거 감옥 살고 고문당할 때보다 더 황당하다. 조금이라도 잘못이있다면 자숙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피의자, 피고발자, 수사자도 아닌데 마치 수사받는 것처럼 보도돼 안타깝다. 언론이 수사 대상자는 얘기해도 장사가 안돼 나를 내세워 장사하는 것은 아닌지. 명예훼손으로 걸려고 해도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지 언론이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더 억울하다.

- 그러면 이번 수사에 대해 왜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나?

△ 도지사의 정치후원금은 국회의원 후원금과 다르다. 도지사는 선거기간 19일간 모금하고 선거자금 이외 못쓰고 남은 돈은 반납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후원금은 상시 모금이 가능하고 선거는 물론 일반 정치자금으로 쓸 수 있다. 온라인으로 누가 돈을 보냈는지 본적도 없고 더더구나 쪼개기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검찰에서 신속, 정확, 엄정하게 수사해서 잘잘못을 명백히 가려 주기를 바란다.

- 정치인으로서 이번 사건이 아니라도 평소 돈에 대한 소신은?

△ 청렴영생 부패즉사( 淸廉永生 腐敗卽死)의 신조로 살아왔다. 경기도는 공무원이 아무리 우수한 사람이라도 돈과 결부되면 사정없이 엄벌했다. 개인적으로는 지인이나 성직자들이 주는 돈까지 독이라고 여기고 받지 않아 인정머리 없다는 말까지 들었다. 돈에 깨끗하지 않으면 생명이 끝난다고 생각해 이것 하나만은 지켜왔다.

- 대선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지방선거 이후 부임한지 1년도 채 안됐지만 벌써 대선 행보에 관심이 많다. 대권 출마 의향에 대해 솔직한 대답이 듣고 싶다.

△ 도지사에 재선된지 9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대통령의 임기도 2년여 남은 상황에서 대선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선 출마는 본인이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 시대의 정신, 역사의 부름 등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30일 포항시민교양대학 특강차 포항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본보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우수기자 woosoo@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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