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만 대구엑스코 사장

박종만 대구엑스코 사장

대구에 문외한이었던 그가 지역의 곳곳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고 홍보하는 전도사가 돼 있었다.

"제가 놀란 건 대구가 정말 매력 있는 도시인데, 왜 이도시가 안 알려졌을까?. 감춰진 것이냐. 감춘 것이냐 하는 것이지요."

지난 3월 대구엑스코 새로운 선장이 된 박종만(61)사장은 누구못지 않게 지역을 체험하며 공부하고 있었다.

인터뷰 도중 '매력있다.', '재미있다.', '뿅~간다.'는 등의 어휘를 거침없이 몇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애정을 나타냈다.

시민들 가까이 있어 그냥 지나치거나 무시한 탓으로 오히려 소중함을 못 깨우쳤던 것들. 팔공산, 갓바위, 동화사, 대백칼국수, 서문시장, 칠성시장, 약령시, 군위삼존석굴 등을 이방인의 눈으로 새롭게 조명하고 있었던 것.

처음 부임하자마자 인터뷰를 부탁하자 "시간을 좀 달라"고 했던 박 사장은 그로부터 2개월여 지난 현재 대구맨으로 변신중이었다.

그는 본업인 엑스코사업을 뒤로 제쳐두기라도 한 것처럼 정해진 인터뷰 시간의 대부분을 대구의 관광과 알리기에 할애했다. 그 이유를 알기까지는 채 몇분이 걸리지 않았다.

컨벤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구의 매력'을 함께 홍보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마이스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마이스산업과 관련된 콘텐츠를 잘 만드는데 고민하면서 도시마케팅을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오는 8월 열리는 2011대구세계육상대회는 대구가 친절과 깨끗함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연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박 사장에 대해 "대구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진정 대구인"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박 사장과 대화를 마치고 난 뒤 필자는 살고 있는 대구에 대해 공부는 커녕 알려고도 하지 않은채 "볼 것 별로 없다. 먹을 것 없다. 그렇고 그렇지 뭐." 라며 자기 비하를 하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을 지울수가 없었다.

-취임하신지 2개월이 지났지요. 처음 부임하셨을 때 인터뷰를 부탁하니까 공부를 좀 하고 난 뒤 하자고 했습니다. 공부는 좀 했습니까. 또 무엇을 공부하셨나요?.

"공부 조금 했습니다만 지금도 공부중입니다. 전시 컨벤션이라고 하는거는 혼자선 할 수 없어요. 결국 그럼 전시 컨벤션에다 부가적으로 관광이라고 하는 문이 있어야만 우리 엑스코가 있는 전시 컨벤션 산업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대구가 매력이 있는 도시냐, 아니냐. 매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대구의 전시 컨벤션 사업이 살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박 사장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중심으로 대구 관광예찬론이 시작됐으며 그칠줄 몰랐다.

그동안 제가 다닌데만 생각해도 팔공산, 동화사, 파계사, 갓바위 또 제2석굴암 부안사 그 밖에도 비슬산, 앞산 그밖에 서문시장 방천시장 칠성시장 약령시장 등등 아무튼 제가 다닐수 있는데는 다 다녀봤습니다. 한마디로 놀랜건 이렇게 관광자원이 많은 도시가 대한민국에 도시중에 있겠느냐하는 것이지요. 예를들면 도시에 종주 거리로 20km이상의 큰 산이 있느냐. 대구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북한산도 20km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동화사 이야기를 꺼내면서 스토리텔링을 만들면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왜 동화사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물은 후 "봉황이라는 새는 오동나무하고 대나무에만 가요. 물론 전설이긴 하지만 오동나무 이슬을 먹고 대나무에 가서 대나무 꽃을 먹는대요. 그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보자 이겁니다. 예를 들어 갓바위에 가면 모자가 학사모 처럼 생겼다고 해서 거기가면 다 대학입시 다 붙는다는거 아니예요. 동화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동화사 오동나무에 봉황이 앉았기 때문에 지역에서 대통령이 계속 나왔다.' 뭐 그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동화사 오동나무에 손을 대면 출세한다더라, 부자된다더라 그런 이야기거리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듯 합니다. 공부를 정말로 좀 하셨군요. 그런데 먹거리는 어떠합니까. 지인들이 대구에 오면 무엇을 대접하시는지. 그리고 그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그러자 그는 먼저 약령시부터 이야기를 꺼냈다. "약령시장이 죽어가고 있잖아요. 유리창문을 다 닫아났으니깐 약령시장은 죽을 수밖에 없어요. 약령시장의 유리창문을 다 열어둔다면 약령시장은 산다고 봅니다. 거기에다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관광지, 참여할 수 있는걸 만들면 어떻까 생각합니다."

이어 재래시장과 먹거리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서문시장, 칠성시장 다 좋은 곳이라는 그는 서울에 있는 지인들이 오면 재래시장에 간다는 것. "찜갈비, 납작만두, 미성복어 등 해서 제가 다 다녀봤거든요. 암뽕도 서울사람들한테 먹여봤어요. 다 뿅뿅 가요 정말로. 그런데 대구사람들만 그게 맛있다는걸 몰라요. 나는 대구사람들한테 그 이야길 하고 싶어요. 관광상품과 먹을 거리를 자랑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는 예를들어 설명했다. "서울에서 국제회의를 유치한 아는 사장이 대구에 왔어요. 그전에도 대구에 5~6차례 내려왔는데. 항상 호텔에서 밥먹고 호텔에서 차타고 올라갔데요. 그런데 그날 우연히 제가 엑스코 사장인걸 알고 그 사장이 전화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를 대백칼국수집(경북대 병원 근처)로 모셨어요. 거기 칼국수가 서울하고 면발이 달라요. 그 사람한테 암뽕도 먹여봤어요. 그 사장이 그 자리에서 전화를 했어요. 그 회사 직원들도 여기와서 회식을 하고 가라고 하더군요."

박 사장은 군위에 있는 '삼존석굴'이 '제2석굴암'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했다. 삼존석굴이 경주 석굴암보다 무려 100년이나 앞서고 있는데도 왜 제2석굴암으로 불리워 지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엑스코 사장님인데 엑스코 이야기는 별로 안하고 대구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만?.

"대구가 잘되야 엑스코도 잘됨니다. 대구 이야기 좀더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고 맛 본것은 부분적일 겁니다. 저는 이 정도의 자원을 가지고도 대구사람들이 자긍심과 함께 좀 자신감을 가지고 남들한테 알렸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제는 도시 마케팅시대인데 도시 마케팅에 있어서 대구가 어떤 위치에 있느냐? 이젠 자기것을 소개하고 자랑해야 합니다. "

그가 보기에 대구사람들이 모자란게 하나 있다고 했다. "좀 양반적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표현이 약한 것 같아요. 이번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8월말에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대구시민의 선진의식을 구축하는데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와서 대구에 가니깐 볼거리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고 친절하더라 깨끗하더라 그럼 다시 오고 싶어할 겁니다."

박 사장은 인터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서야 엑스코를 주 화두로 꺼내기 시작했다.

"그 다음 제가 할 일은 전시회를 키우는거잖아요. 전 전시회를 키울 수 있습니다. 우선은 엑스코의 인력이 아주 우수합니다. 그래서 저의 인력을 데리고 전시산업을 키울수는 있다고 봅니다. 저희들이 빅5 전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린에너지엑스코, 섬유기기전, 패션의류, 안경관련 전시회 등이 해당됩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관광이라던가 그런 인프라가 어느정도 정착되면 그것 때문이라도 대구는 컨벤션이 강한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다 됐습니다. 못다한 이야기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해 주시죠?.

"아직도 가보지 못한데가 많아서 주말에는 가능하면 다녀볼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수목원을 가려고 합니다. 수목원의 목표를 어디에다 두고 있는지, 이런거 하나하나가 대구의 관광상품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경기도에 '아침고요수목원'이라고 있는데 입장료가 2만원이상 될껀데 주말에 몇천명 몇만명 들어간데요. 대구수목원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는 "요사이는 점잖게 있는다고 해서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면서 대구 시민들이 도시마케팅을 위해서 조금은 더 적극적이었으며 좋겠다는 주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마쳤다.

박종만 사장은

1950년 충남 출생.

서울경복고등학교(69)·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73)·동대학원 경제학

(세부전공:무역 석사)·경기대학교 경영학(무역) 박사.

'85. 한국무역협회 입사

'85.~'88. 한국무역협회 기획조정 과장

'88.~'91. 한국무역협회 동경지부 주재상사

'91.~'96.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무역진흥부

'96.~'00. 한국무역협회 동경지부장

'06.~'07. 한국무역협회 회원물류서비스본부 상무

'07.~'11. 코엑스 총괄전무

'10.1~'10.11 G20 서울정상회의 지원단장

'07.~'11. 서울관광마케팅(주) 사외이사

'11.3.23 (주)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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