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미 사회부 기자

'울릉도, 가까이하기엔 먼 섬'

천상의 섬이라는 애칭을 가진 울릉도에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 간 경상북도지체장애인협회 관내 23개 시·군 지회장 및 직원들이 방문했다.

첫째날 아름다운 경치를 기대하며 들뜬 마음으로 여객선에 오른지 3시간여만에 울릉도에 도착하자 특유의 바다 냄새와 갈매기 떼가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또 여러 여행사와 민박집 푯말은 물론 울릉도 특산품을 홍보하는 상점들이 눈에 띄었다.특히 높은 지대의 영향인지 대부분의 택시가 레저용 차량인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멋지고 신기한 울릉도의 경치에 정신이 팔려 있던 찰나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우리를 기다렸다. 울릉도의 높은 지형이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하는 우리의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일반인 역시 올라가기 벅찬 이곳의 지형은 몸이 불편한 임원진 등에게 큰 장벽이 돼 가까운 식당까지 차량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빌린 차량들 역시 일반인용이라 차량에 오르내리는 것 또한 이들에게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이같은 상황은 울릉도 유명 관광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울릉도에서 87.4㎞ 떨어져 있는 우리땅 독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독도전망대에는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있는 시설이 전혀 없었다. 이로 인해 독도전망대 관람을 위해 남자 직원들이 몸이 불편한 임원진 등을 일일이 업은 채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이동시켰다.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등 작은 배려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둘째날 흐린 날씨 속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울릉도 및 독도 관람은 계속됐다. 하지만 도동, 북면, 나리분지 등 울릉도 유명 관광지 어디에도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은 보이지 않았고 몸이 불편한 임원진 등은 할 수 없이 화장실 입구에 휠체어를 둔 채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독도는 20여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발로 밟을 수 있었다는 자긍심과 함께 가슴 속 깊은 곳에 끌어오르는 벅찬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2박 3일 짧지만 긴 여정을 마친 이번 울릉도·독도 방문으로 우리나라 유명 관광지에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은 물론 편의시설 확충의 절실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각 지회 직원들의 도움으로 이번 여행은 무사히 끝날 수 있었지만 장애인이 혼자 아무 도움없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울릉도에 왔다면 과연 이처럼 즐거운 여행이 됐을지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경북도지체장애인협회 울릉군지회 등에서 적극 나서 울릉도의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 확보 등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는 말에 조금 안심이 됐다.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아무 걱정없이 마음놓고 울릉도·독도 뿐 아니라 각양각색 우리의 아름다운 관광지를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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