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진호(48·울산)씨가 자신의 어머니(75)와 함께 대구 동구의 한 복지시설을 찾았다. 12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지난 1999년 당시 다섯살이던 아들 동욱(17)군을 잃어버렸다. 동욱군의 지적장애 1급의 장애 아동이었다. 직장문제로 이씨가 동욱군을 가족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것이다. 타지에서 바쁜 직장생활로 아들을 잃어버린 사실을 몰랐던 이씨는 꼬박꼬박 양육비를 부쳐오다 지난 6월 비로소 아들이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씨는 곧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아들을 찾아 나섰다.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의 홍성훈 경사는 지역의 실종아동시설의 장부를 뒤지다 동욱군과 닮은 원생의 사진을 확인했다. 실종 전 가족들이 가지고 있던 사진의 모습과 생김새는 물론 코 옆의 점이 있는 것도 비슷했다.

경찰은 김욱이라는 이름을 쓰던 원생과 이씨의 유전자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고, 친자관계를 확인했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아들을 만난 아버지와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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