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장·계명대 총장

신일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한 대학의 총장이면서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장을 맡고 있는 신일희(71) 계명대 총장. 대회를 며칠 앞 둔 그는 대학보다는 선수촌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눈코 뜰 새가 없다는 말이 신 '촌장'의 요즘에 딱 맞는 말이다. 때문에 '한가하게' 차를 마시면서 장시간 인터뷰 할 시간이 있을 수 없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뤄졌다.

-지난 2003년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장에 이어 이번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선수촌장을 맡으셨는데 2003년 대회와 비교할 때 이번 대회 선수촌은 상황이 어떻게 다른가.

"큰 차이는 없다. 전 세계에서 선수들과 취재진이 우리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전 세계 이목이 우리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에선 오히려 공통점이 많다. 다만, 이번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이며, 육상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 우리지역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신경이 쓰인다"

-선수촌 운영은 대한민국과 대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이 있는가.

"대회 기간 중 선수촌 중앙광장 주변에서 한국 전통의 미를 느낄 수 있게 전통 혼례 시연과 가야금 연주, 퓨전 사물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며, 솟대 만들기, 한글 체험, 한복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또 선수촌에는 '한국 전통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전통 창살 문양이 새겨진 보자기를 활용한 식탁보를 준비했으며, 거실에는 전통도자기 조형물도 설치했다. 녹색과 분홍색이 앞뒤로 가미된 식탁보는 선수들이 귀국할 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대회 성공을 위해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점이 있다면?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훌륭한 시설과 완벽한 운영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친절, 질서, 청결 덕목을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선진 문화시민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요소가 복합적으로 잘 조화됐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행사 개최와 성숙된 선진 문화시민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다"

-스웨덴 명예영사와 이탈리아 명예영사를 역임하고 2005년부터는 폴란드 명예영사, 2007년부터는 미 육군성 문화대사를 지금까지 맡고 계신다. 지난 달에는 한·독(韓獨) 간 문화교류와 국제관계 개선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대십자공로훈장까지 받으셨다. 어떻게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거주하면서 한국과 외국간 국제교류를 주도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예전에 미국과 독일 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데 우리지역 학생들이 외국의 학생들과 같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도 국제인재를 양성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하나씩 추진하다 보니 국제교류가 이렇게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외국 여러 나라로부터 많은 상과 훈장을 받으셨는데 특히 의미가 깊은 상이 있다면.

"제가 받은 모든 상과 훈장이 제겐 큰 영광이고 의미가 깊다. 수훈의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업적이 없는 저에게 수여된 상과 훈장이라 송구스럽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개인의 업적을 위한 상과 훈장이라기보다는 우리 지역의 국제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어느 특정 상 하나만을 의미가 깊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대학등록금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계명대는 다른 대학보다 많은 적립금을 갖고 있으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지 않는다고 비판도 받는다. 앞으로 적립금은 어떻게 사용할 계획이고,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적립금은 저마다 목적이 있다. 목적에 맞게 적립금을 사용함으로써 장기적인 대학 발전을 이루는 것이 최종 목표다. 등록금은 교육의 환경과 내용, 그리고 우수 교수진과 직결돼 있다. 미국 유명 사립대 등록금은 1인당 국민소득의 90%에 육박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40% 이내다. 그럼에도 등록금 인하를 원하면 인하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우리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의 영원한 교육 속국이 돼 우리 학생들을 계속해서 외국에 유학 보내야 한다. 우리의 현 등록금 대 국민소득의 2배 이상의 경제적인 부담을 안고 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국제경쟁력을 가진 고등교육을 원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의 현재와 같은 40% 가지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등록금 문제는 정부, 학교, 학생 가정 모두가 역할을 분담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학경쟁력 향상이란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학문과 문화, 경제, 기술적 속국이 될 수밖에 없다"

-초대, 4대, 5대, 6대, 7대 총장과 법인 이사장을 지낸 데 이어 지난 2008년부터 다시 총장으로 복귀하셨다. 계명대가 신 총장 개인에게 너무 의존적이어서 신 총장 이후 리더십의 공백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 구성원들은 주인의식과 정직함으로 이제껏 그 어느 대학보다 체계적으로 잘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런 대학이 아니다.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수도권 대학에 비해 계명대가 더 유리하거나 강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방대가 살아남으려면 '창의적인 국제인'을 양성해야 한다. 30여년 전부터 국제화를 통해 대학을 특성화시킨 게 우리대학의 가장 큰 강점이다. 현재 48개국 263개 대학ㆍ기관과 자매 결연을 맺고 교류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만 1천300명이 넘는다. 세계 44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캠퍼스를 누비는 모습을 보면 외국대학처럼 보일 정도다. 그리고 재학생들이 국제적 역량을 갖추도록 한 국외연수, 인턴, 유학 등의 다양하고 우수한 국제화 프로그램은 우리대학의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자랑거리다. 최근 지방 대형 사립대 중 유일하게 선정돼 많은 주목을 받은 학부교육 선진화 사업(ACE)과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막대한 국비는 '창의적인 국제인' 양성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골프 등 특별한 운동도 안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가.

"운동신경이 둔해서 골프 등 특별한 운동도 못하고 게을러서 일반운동도 하지 않는 편인데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촌장으로서 시민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대회 유치 이후 대회 조직위원회를 비롯한 대회 관계기관들은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고, 지금은 그 결실을 맺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대회의 성공은 대구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시민문화 수준 또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제껏 대회 관계자들을 비롯한 대구시민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과 정성으로 준비해 온 만큼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라는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신일희 선수촌장은

△학력

1958 ~ 1962 Trinity 대학교 (미국) B. S.(cum laude)

1965 Heidelberg 대학교 (독일) DAAD 장학생

1962 ~ 1966.6 Princeton 대학교 PH.D.(독일문학전공)

△대학 경력

1966. 9 ∼ 1971. 8 Queens College of City Univ. of N.Y. 전임강사, 조교수

1971. 9 ∼ 1972. 2 Kiel 대학교(독일) 객원조교수

1972. 3 ∼ 1974. 8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부교수(학과장)

1974 ~ 2004.7 계명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1985 Regensburg 대학교(독일) Humboldt 연구교수

1978 ∼ 1982, 1988 ∼ 2004. 7 계명대학교총장 (초대, 4대, 5대, 6대, 7대)

2005. 10 ∼ 2008. 6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

2008. 7. 6 ~ 현재 계명대학교 제9대 총장

△사회 경력사항

1993. 6 ~ 현재 동산장학재단 이사장

1995 ~ 1997 아세아 기독교대학연맹 ACUCA 회장

1999 ~ 2005 스웨덴 명예영사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장

2005 ~ 현재 폴란드 명예영사

2007 ~ 현재 미 육군성 문화대사

2008 ~ 현재 대구경북 국제교류 협의회 공동의장

2008 ~ 현재 아세아 기독교대학연맹 ACUCA 회장

2009 이탈리아 명예영사

2009. 3 ~ 현재 대구광역시 문화시민운동협의회 회장

2009 ~ 현재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집행위원

2009 ~ 현재 KBS대구방송총국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수상 경력

2000 폴란드 대십자 훈장 수훈(폴란드 정부)

2001 Princeton 대학교 대학원 100주년 기념 "동문 100인"에 선정

2005 스웨덴 국왕 공로훈장 수훈(스웨덴 정부)

2006 미육군성 시민봉사 훈장 수훈(미국 육군성)

2007 5.16 민족상 교육부문 수상

2008 폴란드 금십자 훈장 글로리아 아르티스(Gloria Artis) 수훈(폴란드 정부)

2009. 12 미육군성 장관 및 참모총장 감사장 수상(미군 육군성)

2010. 7. 독일 대십자 공로 훈장(독일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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