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총성 잘못 울리고…마라톤 코스에 대형버스 방해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운영이 매끄럽지 못하다. 대회 첫 경기, 첫 출발부터 삐걱댔다. 첫날부터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불만'도 터져 나왔다.

27일 오전9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여자마라톤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두 번이나 우왕좌왕하며 출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초 마라톤 출발은 심판의 총성과 동시에 국채보상공원에 있는 '달구벌 대종' 타종이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총성에 앞서 종이 먼저 울렸고, 당황한 일부 선수들이 출발신호로 착각해 스타트라인을 넘어버렸다. 진행요원들이 선수들 앞을 막으며 재출발을 요구하는 순간, 엉겁결에 심판의 출발 총성이 뒤늦게 울렸다.

뒤돌아서는 선수와 출발하는 선수들이 서로 뒤엉켰다.

경기 도중에도 대회운영의 미숙함이 드러났다. 마라톤 코스 안에 대형 버스가 주차돼 있어 선수들이 버스를 피해가는 사태도 벌어졌다. 더위에 지친 선수들이 열기를 식히라고 설치한 살수대를 이용하려던 선수들은 바로 앞에 세워진 버스를 피하며 경기를 진행했다.

마라톤 경기 규정엔 선수들이 달리는 주로(走路)엔 어떤 방해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코스에 세워진 대형버스는 TV중계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 날 여자마라톤 경기는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시청했다.

결승전에서는 대회를 마치고 도로에 주저앉거나 쓰러진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선수들은 도로에 누웠다 뜨거워진 도로지면에 놀라기도 했으며, 남성요원들이 여자선수들과 안거나 부축하는 등 민망한 모습도 보였다.

대회의 숨은일꾼인 자원봉사자들도 대회 첫 날부터 불평을 쏟았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첫 날 출근하지 않아, 봉사자들이 자신의 구역과 다른 곳에서 봉사를 하기도 했다. 경기장에 온 자원봉사자들이 점심이나 저녁 등 다소 비위생적인 식사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대회 한 자원봉사자는 "경기장 곳곳에 있어야 할 봉사자들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쉬지도 못하고 다른 구역에서 새로운 근무설명을 듣느라 시간도 더 걸렸다. 새로운 곳에 가면 솔직히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정확하게 모르겠더라"며 "첫날이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며칠 더하다간 몸살이 날 지경이다. 빨리 진행이 원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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