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키다리아저씨'가 올 추석에도 수천 포대의 쌀을 기증했다. 그는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면 불우이웃을 위해 쌀을 기증하고 있다.

1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키다리아저씨'는 지난달 31일 쌀 2천포대(20kg)를 실은 트럭을 수성구민운동장으로 보냈다. 금액으로는 4천만 원 상당이다.

'키다리아저씨'는 쌀을 전하며 "이번 추석에는 북한에서 피난 온 이북5도민 가운데 생활이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명절이 됐지만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의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 2003년 쌀 500포대(20kg)를 전할 때부터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겨왔다. 90대의 박씨 성을 가졌으며 6·25전쟁당시 고향인 평안도에서 대구로 와 양복지 도매상을 해 왔다. 10여 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매년 쌀을 기증하고 있다. 구청에서 그의 이름과 주소를 물었지만 비밀로 해달라며 당부했다.

그는 직원과 주민들 사이에서 몰래 이웃을 도와주는 내용의 동화 '키다리아저씨'를 연상시킨다며 지금의 별명을 얻었다.

해마다 쌀을 기증받은 수성구청은 지역의 경로당과 무료급식소,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