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통신 보도…상하이시는 "사실 아니다"
개별통보·조정진행 가능성은 남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의 저항을 물리치고 상하이시 당서기와 시장직을 한꺼번에 자신의 측근 인사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후 주석의 핵심 측근인 류옌둥(劉延東.60.여) 중앙통일전선부장이 상하이(上海)시 당서기에 임명됐으며 자오러지(趙樂際) 칭하이(靑海)성 당서기도 조만간 상하이 시장에 임명될 예정이라면서 이들의 인사교체가 지난 23일 통보됐다고 전했다.

상하이는 그동안 장 전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량위(陳良宇) 당서기와 한정(韓正) 시장이 맡고 있던 곳으로 후 주석과 장 전 주석 간의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류옌둥은 장쑤성 난퉁(南通) 출신으로 칭화대학 화학부를 졸업, 지난 82년부터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서기와 주석 등을 지내왔고 학력 및 정치 경력상 후 주석의 직속 후배여서 후 주석의 최고 심복으로 꼽혀왔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7일 공청단 출신인 장칭리(張慶黎.54)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당부서기를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당 서기로 임명했다고 발표했으나 중앙통신 보도 내용과 같은 상하이시 당서기의 교체는 발표하지 않았다.

티베트 당 서기직은 양촨탕(楊傳堂) 전 서기가 지난 9월 심장 뇌혈관 질환 발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베이징으로 후송된 이후 공석이 돼 왔다.

이에 대해 상하이시 관계자는 "사실과 부합되지 않은 일"이라고 부인했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상하이시 관계자는 "인터넷에 그런 내용이 떠돌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내정 사실을 본인들에게 은밀히 통보했을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하이방'의 주요 인물인 두 사람의 교체는 장 전 주석의 '양해'를 얻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따라서 두 사람에 대한 인사조치는 전현직 지도자 간의 원만한 합의에 의해 처리됐거나, 현재 타협이 진행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상하이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대만측에서는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가 간쑤(甘肅)성 당서기로 보직을 바꿀 것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톈진(天津)시 당서기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당서기의 경우 공산당대회나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정식 발표하고, 시장은 차기 전인대(全人大) 때 정식 임명하는 방식을 취한다"면서 "티베트 당서기 임명은 발표하면서 상하이쪽은 숨겼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후 주석 계열의 지방 고위인사들로는 후 주석에 의해 차기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는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 당서기, 쑹슈옌(宋秀岩.여) 칭하이(靑海)성장, 황샤오징(黃小晶) 푸젠(福建)성장 등이 꼽히고 있다.

홍콩 시사월간지 광각경(廣角鏡) 최신호는 후 주석이 2002년 11월 당총서기로 선출된 이후 150여명의 공청단 출신 인사가 차관급 및 부성장급 이상 직위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지난 88∼92년 티베트 당서기를 지낸 바 있는 후 주석은 인사배치시 국토안보 측면을 중시해 티베트, 신장 등 국경지역에는 자신이 신임하는 인사를 파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티베트인포넷 사무국장 티에리 도딘은 "장 서기의 임명으로 후 주석은 티베트 지역 장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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