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니어클럽 '무한도전 공연팀' 노창환 씨

포항 시니어클럽 회원들이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포항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참 보기 드문, 아름다운 공연이 있었다. 포항 시니어클럽 회원들과 회원들이 지도하는 유치원 어린이들이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펼쳤다. 시니어 회원들의 동극, 수화노래, 하모니카 연주와 어린이들의 사물놀이와 춤이 세대를 초월해 함께 어우러지고, 수화로 부른 노래는 장애를 가진 이들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준 감동의 장이었다.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행사인 무한도전은 전국 93개 시니어 클럽 중에서 포항에서만 하는 행사여서 포항시니어클럽으로서는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이다. 포항시니어클럽 박정희 관장은 "어르신들이 지역 아동센터에서도 자발적으로 지도하시고, 이제 시니어분들은 '챙겨드려야 하는 세대'가 아니고, 스스로 봉사하고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도 하시니, 우리가 어르신들에게 배우고 얻는 것이 더 많고, 어르신들의 경험과 경륜이 소중하고 큰 힘이 된다"고 회원 어르신들을 격려했다.

박정희 관장은 이번 공연을 위해서 전 직원들과 힘을 모았고, 출연자들은 여름 내 모여 대부분 자비를 들여서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 공연에서 노창환 선생은 수화노래와 하모니카 연주 두 팀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특별해서 공연 후 따로 만났다.

-시니어클럽에는 언제부터 참여하셨습니까?

"포철공고에서 정년퇴직하고, 처음엔 홀가분하다, 자유롭다 싶었는데, 한 일년 정도 놀아보니 무료하고 일이 없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 그래서 시니어클럽을 알게 되어 들어왔는데 2년차입니다. 여기서는 개인적으로 뭘 해 봤는지, 뭘 할 수 있는지, 상담해서 아주 다양한 맞춤 일자리들을 연결해줍니다."

-수화노래도 하시고 하모니카도 잘 부시던데 전부터 하셨습니까?

"아니예요. 모두 여기 와서 배웠지요. 하모니카는 일차 지도받고 나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을 했고, 수화노래는 작년에도 했는데, 사회복지관이나 장애인 복지센터같은데서 초청을 받아 공연도 한 열 번 정도 했습니다. 시내 실개천에서 있었던 사회복지의 날 기념 수화공연에도 참가했지요"

-수화를 배우기 어려웠을텐데요

"예, 생소한 수화를 배워서 전혀 다른 세계를 체험해보았습니다. 노래수화도 기초부터 배워서 하는데, 작년 여름에 하루도 안 쉬고 연습을 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뿌듯했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더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었지요"

-공연 연습 안 할 때, 평소 때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시니어클럽에서는 7월까지는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을 초빙해서 지도를 받고 그 교육받은 것을 활용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같은데 교육을 나갑니다. 저의 경우는 올해 문덕 사랑의 집에서 한자 지도를 합니다. 50자를 공부해 8급 자격이 되게 하는 것이고, 작년에는 덕수아동센타에서 아동예절 지도를 했습니다. 주말에는 대왕예식장 전문주례를 맡아 하는데, 그것도 시니어클럽에서 연결해 준 것입니다"

-많은 활동을 하시는데 또 다른 하시는 일이 있으신지?

"예, 제가 전기 전공인데, 전기공사 옥내배선협회 경상북도 임원이라, 전기테스트 기능연마대회에 출전할 선수 한 사람을 책임지고 가르치고 있고, 400평 정도의 텃밭도 가꾸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번 땀 빼고 흙냄새 맡으면 상쾌하지요. 평소에 근면 성실이 생활신조인데다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포항 시니어클럽에 대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주세요.

"고맙죠. 저같이 전기 밖에 모르고, 학교 밖에 모르다가 이 새로운 모든 것에 눈 뜨게 해주고, 노인들에게 가르쳐주고, 활동하게 해주고, 새로운 용기를 주고, 봉사하는 보람도 주고, 바쁘게 지낼 수 있게 해주니, 세월도 잘 가고, 너무 좋고 감사하죠. 앞으로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의 시니어클럽 예찬은 끝이 없다.

건양대 김문준 교수는, 한국철학회의 "늙어감에 대한 성찰"이라는 학술대회에서 "노년이란 절대로 인생을 정리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 늙어가는 과정은 경쟁에서 벗어나고, 부귀(富貴)와 빈천(貧賤)에 흔들리지 않고, 어떤 부당한 힘에도 굴복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노령인구는 점점 불어날 것이고, 이 노인들이 사회의 짐이 되어서는 안 되는 시대에 와 있다. 시니어들은 당당하게 사회에 나가 자신이 가진 경륜과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일에 길잡이가 되어주는 시니어클럽은 이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니어클럽에서 적극적으로, 즐겁게 활동하며 멋진 노년을 보내고 있는 노창환 선생은 시대를 앞서 가는 건강한 시니어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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