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짐받이에서 술통들이 뛰고 있다
풀 비린내가 바퀴살을 돌린다
바퀴살이 술을 튀긴다
자갈들이 한 치씩 뛰어 술통을 넘는다
술통을 넘어 풀밭에 떨어진다
시골길이 술을 마신다
비틀거린다
저 주막집까지 뛰는 술통들의 즐거움
주모가 나와 섰다
술통들이 뛰어내린다
길이 치마 속으로 들어가 죽는다
감상:대낮에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튀고, 뛰는 것은 시골길이 아니라, 그렇게 야단법석 치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도처에 인간 술통들이 정신없이 뛰며 비틀거리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 아니라, 죽음의 길에 이르는 장송곡이라고 경고하는 듯하다. 조신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