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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효도 받으려면 노인들이 변해야"
"노년에 효도 받으려면 노인들이 변해야"
  • 홍종환 명예기자
  • 승인 2011년 12월 06일 22시 16분
  • 지면게재일 2011년 12월 07일 수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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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봉사단 최길자 회장
봉사활동을 마치고 인권위원회서 만난 최길자 회장

"불효하고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부도덕의 책임이 누구한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도 누구를 원망하고 상심해 하시지는 않습니까? '조금만 생각해 봅시다.' 잘못 가르치고 키운 책임이 모든 아버지와 할아버지들한테 있습니다. 지금의 이 세상도 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최길자(72)회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해가 뜨는 날이면 언제나 가방을 챙겨들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을 위해 의식개혁운동에 나선다. 그리고 최 회장은 지금 당장 노인들의 고통문제도 자식들과 정부만 쳐다보지 말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뜻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우리 노인들이 먼저 나서서 효도와 경로도 가르치고 고통 받는 노인도 구원하자고 제안하신다.

― 초원봉사단에서는 관내 무의탁노인들과 어버이 결연을 맺고 50여 명의 어르신을 봉양하신다지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이 있습니다만 제가 사는 바로 이웃에도 늙고 아프신 노인이 굶주리고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저와 우리 봉사단원들은 몇 해 전만 해도 좋은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봉사하고 실적 쌓기에만 신경을 써 왔는데 차츰 봉사의 의미를 알고부터는 노인들에게는 먼저 해야 할 봉사가 따로 있음을 알았습니다. 지금 노인들의 불행은 우리 모든 노인들한테도 작지 않은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초원봉사단(50명)에서는 그날 이후 아무도 돌봐드리지 않는 무의탁 어르신들을 찾아내어 딸처럼 친구처럼 찾아가서 위안을 드리고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해드리고 병원에도 모셔가고 정부와 독지가들의 도움도 주선해 드리고 있습니다"

― 노인이 노인들을 도울 때는 감회가 어떻습니까?

"불효하는 세상, 무례한 사회를 다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았으니 노년의 불행도 우리 노인 세대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도 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의 세태를 보면서 무엇보다 손자, 손녀들 보기가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노년에 남을 도울 수 있는 건강과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특별한 축복입니다. 이 축복은 봉사로 갚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 행복을 계속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 노년에 효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먼저 우리 노인들은 세상 따라 변화해야 합니다. 만세에 스승이신 공자님도 시속을 따른다고 했습니다. 자녀들은 옛날의 자녀가 아닌데 부모님은 옛날처럼 생각하고 있으면 곤란합니다. 옛날에도 옛날은 있었고 부모님의 할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무조건 권리만 챙기고 남의 자식과 비교하고 타박만 한다고 효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사랑을 주고 효를 받듯이 선의의 거래성 같은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부모님은 가정에서 온가족이 공감하고 꼭 해주기를 바라는 일은 기본적으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소중한 부모님이 되고 부모의 권위를 지킬 수가 있습니다"

―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노년의 역할은?

"어느 노인 운동가는 요즘 일부 노인들은 스스로 능히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고 없는 권리를 찾고 없는 예산을 요구하고 심지어는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자책하고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습니다. 노인들이 지역 사회에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고 젊은이들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일거리는 우선적으로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인 선거권을 활용해서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입니다. 노인들은 시간이 많고 노인회 등을 통해 협동하기가 용이하며 사회적 위상이나 노인 인구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대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누구나 선거에 참여하고 투표를 권장할 수 있어 지금의 선거권은 우리 노인들에게는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보배 같은 권리인 것입니다. 현대 국가에선 표 앞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노인들의 이익과 젊은이들이 바라는 일을 어르신들이 솔선해서 실현함으로써 가정과 사회에서 존경을 받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 회장님은 아직도 50대로 보입니다. 비결이 뭡니까?

"비결이라니요? 저는 늘 바쁘게 사는 것 말고는 따로 하는 게 없습니다." 회장은 겸손하셨다. 곁에 있던 지인이 거들었다. "최 회장은 아프거나 늙을 시간이 없어요! 최 회장의 봉사이력을 한 번 보세요. 표창장, 감사장, 공로상 등을 받은 것만 적어도 몇 페이지가 될 정도입니다. 홀몸노인에서부터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돕기, 소년원, 인권위원회, 복지관, 병원 등 선행을 할 수 있는 모든 기관과 단체에 인연을 맺고 30년 동안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회장은 언제나 노년에 행복은 잘 먹고 편안하게 소일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처지가 못한 사람들을 찾아서 도와주는 가운데 있다고 말합니다. 평범한 말 같지만 최 회장한테 직접 이 말을 들을 때는 가슴이 뜨끔하고 누구나 감동을 받았다고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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