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노인복지관 '사랑나눔회' 장재규 회장

달서구 노인복지관에서 대담을 마치고. 장재규 회장(오른쪽), 조영범 소장.

"만사는 생각하기에 달렸습니다"

"인생의 길에는 이정표나 방향표시가 없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거미는 배우지 않아도 정교하게 거미줄을 치지만 인간은 배워야 한다. 오늘날 노인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노년학의 권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는 우리지역 교육계 원로이신 장재규(79)회장님을 찾아가 당면한 노인문제 등에 대해 그 길을 물어본다. 선생님은 초등학교 담임으로 시작해서 장학사, 시군교육장, 도교육국장을 역임하신 사계 권위자시다. 회장님은 첫눈에도 용모가 인자하시고 온화했으며 더 없이 자상하시여 누가 봐도 만나서 말씀을 들어보고 싶은 아주 덕이 높은 교육자였다. 선생은 학교담임을 맡았을 때는 남다른 교육애로 전국적으로 주목받을만한 개혁적인 업적을 남겼고 퇴임 후로도 변함없이 노년을 대상으로 교육자의 사명을 다하고 있어 노소 모두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 달서구 노인복지관에서는 어떤 일을 하십니까?

"노인들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이론적인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노인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사회적으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봉사꺼리를 만들어서 회원들과 같이 사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그늘진 곳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의 집사람과 관내 95세 된 상노인을 찾아보고 오는 길입니다. 노인께서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 드시는 것이 소원이라고 해서입니다. 어찌 소원이 그렇게 작으냐고 묻는 사람이 있지만 지금의 무의탁노인들에게는 막걸리 한 잔도 소원이 될 수가 있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이런 노인들을 찾아다니면서 개개인의 고충을 듣고 실정에 맞는 맞춤식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랑나눔회'에서는 관내 80여 무의탁 노인을 대상으로 일일가족, 일일친구 되어주기 운동을 통해 노인들이 의식주를 관리하는 방법과 도움 받는 길을 찾아주고 진지한 상담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심신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노후생활개선에 이바지 하고 져 하는 것입니다.

― 초등학교 담임 때는 전국에서 최초로 책가방 없는 학급을 운영, 교육계 주목을 받았고 방학 숙제 대신에 효도 실천을 과제로 내줘 효교육의 필요성과 본보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지금부터 33년 전 교대부속초등 2학년 담임 때 학생들의 책가방 무게가 어린이의 신체발달에 크게 장애가 됨을 알고 교장선생님에게 건의, 책가방 없는 교실을 전국 최초로 운영했습니다. 처음에는 학부모님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다양하게 교재를 개발 보완함으로서 도리어 학력이 향상되었고 마침내 대구시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학생들의 책가방 무게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효숙제는 자고로 효도와 예절은 어릴 적부터 조부모님 무릎에서 배우는 것인데 가정이 핵가족화 되면서 교육이 실종되었습니다. 그래서 조부모 무릎 교육의 대안으로 예를 들면, 퇴근하신 아버지의 발을 씻어드리고 아버지와 대화한 내용과 느낌을 적어 오너라. 어머님 수고를 덜어 드리고, 할머님 댁을 방문하게 하는 등 '효와 우애'를 실천하게 했던 것입니다."

― 어르신들의 노후 심신관리에 대해 조언해주십시오?

"노후에는 건강과 행불행 관리의 근본이 마음 관리에 있습니다. 부처님은 일체유심조라 하셨고 그리스도는 네가 믿는 대로 되리라 했습니다. 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입니다. 무슨 소리냐고 하지 말고 한 번 시험해 보세요. 사람의 마음은 좋은 일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악한 일을 생각하면 악한 일이 일어나게 합니다. 이것이 마음이 활동하는 원리이고 사물이 생겨나는 법칙입니다. 좋은 원인을 만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생기는 것은 고금의 이치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마치 씨앗과 같아서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심전(心田)에 품게 되면 씨앗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끌어드려 자라듯 품은 생각을 자신에게 현실로 만들어 줍니다. 생각에는 창조력이 있습니다. 어떤 생각도 하나의 원인이 되며 좋든 나쁘든 본인의 책임입니다. 그리고 마음속에는 천사와 악마가 동거하고 있습니다. 평소 악마의 편을 들지 마세요. 천사의 편을 들어줘야 좋은 일이 생기고 편안해집니다. 노년에 와서도 잡초씨(악한 생각)를 뿌려놓고 곡식을 거두려고 하면 과욕입니다. 이젠 좋은 일만 생각하고 남을 이해하고 감사하고 베푸는 삶을 사는 것이 보약보다 낫고 부귀영화보다 값진 것입니다. 노년에는 좋은 일 할 시간도 넉넉지 않음을 염두에 두십시오.

― 노인복지센터 조영범 소장도 한 말씀하세요?

"장재규 회장님은 언제나 무의탁노인들의 의식주를 걱정해 주시고 복지관으로 찾아오는 어르신들에게는 일일이 고충을 들으시고 처방전을 만들어 주시며 복지관 운영에도 높은 경륜과 덕망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회장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홍종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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