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봉천지구 부녀자율방범대

부녀방범대 간부들(윗줄 왼쪽부터)임순덕, 백주숙, 김옥이, 홍태옥, 이상희 씨,(아랫줄 왼쪽부터) 김진숙, 박정희, 문승련, 홍희자(대장), 전연순 씨.

홍희자(54) 대장의 첫마디는 강한 믿음과 힘이 실려 있었다.

"엄마들의 열정과 할머니의 지혜로 똘똘 뭉쳐서 우리 지역 노약자들의 안전은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방범복에 순찰모를 쓰고 방범봉을 들고 나서니 대원들의 모습은 당당했고 명분과 권위를 갖추었기에 주민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환영을 받기에 충분했다.

- 부녀 방범대는 언제 만들었고 현재 대원은 몇 명입니까?

"2000년 8월 20일 뜻을 같이 하는 주부 15명이 모여 단체를 출범시켰고 12년째로 현재 대원은 33명입니다."(대장 홍희자)

- 거칠고 힘든 일인데 어머니들만으로 구성한 이유는?

"우리 부녀 방범대가 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은 청소년과 마을의 노약자들입니다. 어머니들이 방범활동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이해와 특히 남편들의 지지와 협력이 절대 필요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명분상으로도 남녀 혼성보다는 순수하게 어머니들로 방범대를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등하교길이나 학교생활의 안전을 가장 염려하는 사람도 엄마들이기 때문에 방범활동도 열성적으로 잘 할 수 있고 동네 노약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도 역시 실정을 잘 알고 경험이 많은 같은 지역에 사는 어머님들이 잘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방범대는 전원이 여성이고 연령층이 30대에서 60대로 반은 어머님 세대이고 반은 할머니세대입니다."(전 대장 문승련)

- 주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우리 부녀 방범대는 예방활동에 주력합니다. 후미진 골목길과 야심한 시간대에 우범지대를 10명씩 조를 짜 소문이 날 정도로 드러나게 순찰함으로써 우범자들에게 경각심을 줘 범죄를 사전에 예방합니다. 그리고 담배 피우고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하고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은 엄마의 심정으로 조용히 타일러 귀가 시킵니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유인물들을 제거하고 대낮에 낯 뜨거운 일을 벌이는 남녀들의 행각도 우리 동네에서는 단속의 대상이 됩니다."(전 대장 문승련)

- 활동시간은?

"매주 1회는 전대원이 정기적으로 방범활동을 하고 우범지대는 필요시 대원들이 돌아가면서 상시 예방활동을 벌입니다."(대장 홍희자)

- "호루라기 효과"를 홍보하셨는데…….

"비용도 적게 들고 휴대하기 편리하지만 효과는 큽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노약자가 휴대하면 어떤 호신술이나 장비보다도 유익합니다. 노약자들이 후미진 곳에서 위급할 때 호루라기를 이용해보세요. 치한이나 범인을 금방 퇴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방범대에서는 골목길을 자주 다니거나 우범지대에 거주하시는 노약자들에게 지금까지 나누어 주거나 요청이 있어 지급한 호루라기가 벌써 일만 개를 넘었습니다. 이 숫자만 봐도 호루라기 효과는 입증되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전 대장 문승련)

- 언제 보람을 느낍니까?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순찰 도는 날 남편이 먼저 이것저것 챙겨줄 때입니다. 남편의 관심과 격려는 늘 새로운 기쁨을 줍니다. 그리고 임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온 가족이 반겨주고 특히 시어른께서 수고했다고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주실 때는 황송하기까지 합니다. 우리 자녀들의 안전과 내 동네의 평화는 엄마들이 지킨다는 자부심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고 쌓인 피로를 씻어 줍니다. 노인정이나 각계각층에서 성원해 주시는 일도 저희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전 대장 문승련)

- 현장에서 범죄자를 만나거나 의료상 위급을 요할 때는 어떻게 합니까?

"우리 방범대는 단체로 활동하기 때문에 흉기를 소지한 범인을 제외하고는 검거하거나 퇴치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관할 경찰서와 소방서, 행정기관과 연계하여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그 동안 기소 중지자를 검거하고 긴급구호가 필요한 노약자를 관계기관을 통해 처리한 사례도 많습니다." (전 대장 문승련)

- 방범활동 외에 물질적 봉사도 많이 한다 들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우리 대원들은 모두가 직업을 자진 주부들입니다. 그래서 직업을 통해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원들이 순찰하다가 알게 되는 딱한 노약자들을 직업별로 십시일반으로 돕습니다. 요번 겨울에도 행복재봉틀 단장 문승련 씨는 남구 관내 홀몸노인들에게 방한 조끼 185점, 방한 목도리 270점, 방한 속바지 100벌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대장 홍희자)

- 관내에서 구원을 요청할 때는 어디로 연락을 취합니까?

"대구시 남구 이천동 405-23번지이고 휴대전화는 011-511-4020 번으로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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