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한국예절대학 신천호 부학장
한국예절대학 신천호 부학장
  • 홍종환 명예기자
  • 승인 2012년 04월 02일 22시 00분
  • 지면게재일 2012년 04월 03일 화요일
  • 1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지·제자들 설득 '릴레이 봉사' 실천
한국예절대학에서 강의중인 신천호 부학장.

만세의 스승이신 공자님도 죽음에 대해선 '모른다' 했으니 누구도 천당이 있다 없다 장담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보통사람도 생명을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자신이 살아 있으므로 생명을 인식할 수 있듯이 철든 나이가 되면 참나인 내 영혼도 어디서 왔다가 생을 다하면 또 어디론가 새 삶을 찾아갈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생각하면 짐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만약 노년에 이르러서도 생에 대한 인식이 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아무리 돈과 명예를 가졌다 해도 짧은 인생 너무 바쁘게 살아 왔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버기자가 만나본 신천호 선생님은 특별하셨다. 보자마자

"내 나이 75세인데 부지런히 봉사해야 '하늘나라에 가서 전세방 한 칸이라도 장만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 세상에선 현금카드는 불통이래요. 서둘러야 합니다." 갑자기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다짜고짜로 당신은 지금까지 적선을 얼마나 했소하고 따져 묻는 것 같았다. 필자가 오늘 긴장한 이유는 나는 아직까지 나이 70이 되도록 사글세 방 한 칸 마련할 적선도 못했기 때문이다. 정색을 하고 다시 물었다. 미처 봉사를 못한 사람이 효과적으로 봉사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한참 뜸을 드린 선생은 "내가 오늘 대답을 하면 결국 내 자랑을 하게 되는 것이니 오늘은 이 정도만 합시다." 선생님은 겸손하셨다. 소문을 듣고 특별한 봉사자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금방 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선생의 의도대로 나를 끌고 갈 줄은 몰랐다. 필자는 선생의 친지와 제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선생님은 사범학교를 나와 고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62세에 퇴직해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봉사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하는 봉사는 양적으로도 마음에 차지를 않아 친지와 제자들을 설득해 '릴레이' 식으로 봉사를 확대해 무주택, 무의탁 홀몸노인 돕기에 큰 성과를 거두셨습니다.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의지할 곳 없는 홀몸노인을 돕는 일은 봉사라기보다는 구명운동이라 강조하십니다. 선생님은 지금도 틈만 나면 사랑하는 제자들을 불러 봉사취지와 방법을 전수하고 이에 감격한 제자들은 다시 후배들에게 선생님의 뜻을 전하여 구원 받는 노인들을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제자들에게 직접 모범을 보이십니다. 퇴직 후 지금까지 무의탁노인 30여 명에게 승강기도 없는 고층 임대아파트에 매주 1회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십니다. 지금은 연세도 있고 해서 도시락 배달 만은 만류했으나 막무가내이십니다. 그리하여 도시락 배달을 마칠 즘이면 선생님의 온몸은 구슬땀으로 범벅이 되곤 합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모습을 지켜보는 제자들은 지금도 말없이 큰 가르침을 주시는 교장선생님에게 다시금 감사와 존경심을 느낍니다. 도시락 배달이 끝나면 선생님은 부모 없이 조부모 밑에서 자라는 가난하고 학습이 부진한 아이들 20명을 찾아내 학습이 부진한 원인을 개인별로 파악하고 개성과 형편에 맞게 학습을 지도하십니다. 특히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잘못될까봐 항상 염려하시고 그들의 진로 지도에도 사랑을 쏟고 계십니다. 선생님은 잠시도 쉬지 않습니다. 퇴직 후 2003년부터 대구에선 처음으로 문화유산 해설 봉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교육과 해설봉사에 단장으로서 그 사명을 다하고 있으며 성당에서는 당 회장을 맡아 힘들고 궂은 일에 앞장서고 문화원에 나가서는 한글과 천자문을 가르치며 크고 작은 봉사단체와도 인연을 맺고 의미 있고 보람 있는 봉사활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이면 선생님이 여생에 가장 심혈을 기우이시는 일, 예절교육을 위해 예술대학에 나가 특강을 하신다. 선생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장 부족한 것이 '禮' 라고 하셨다. "지금 우리는 도덕적으로 위기다. 노소장유의 천분질서마저 무너져 내렸다."고 개탄하신다. "민주화도 경제건설도 좋지만 부모형제도 몰라보는 세상이 되면 돈과 명예가 어떤 의미를 갖겠느냐"고 반문하신다.

선생님은 "예란 곧 질서다.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이며 사람과 짐승을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예란 모든 질서의 원리로써 이것이 무너지면 금수사회가 된다."고 분노하신다. "지금의 중국을 보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더니 지금은 공자 살리기에 국가가 적극 나서고 있지 않은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이 작은 나라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하루에 42명(2010년), 한 해에 1만5천566명이나 된다고 하니 이러고도 사람이 사는 사회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사람 사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부도덕한 일을 보고 들은 대로는 입이 부끄러워 말 못하는 세상"이라고 탄식하신 선생은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모두가 나서서 예를 가르치고 깨우쳐 망국적인 비도덕에서 우리 스스로를 구해내자고 역설하셨다.

선생님의 봉사활동은 너무나 광범하고 다양해 좁은 지면에는 다 소개할 수 없어 아쉬웠다. 끝말씀을 부탁드렸더니 평생을 교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지금의 세태를 보면서 한없는 책임감을 느끼며 지금은 쫓기는 심정으로 묵묵히 하늘이 준 사명을 다할 뿐이라고. 필자도 거듭 존경심을 표합니다.

홍종환 명예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