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보다 8.2%p 상승 판세 영향 못미쳐

19대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됐던 투표율이 54.3%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인 46.1%의 투표율을 보이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안겨줬던 18대 총선보다 8.2%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또 여야간 승부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던 55%의 투표율에 거의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투표율의 고저로 여야간 희비가 엇갈리는 결과를 낳곤 하는 마법이 이번 총선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절묘한 절충'..투표율 판세 영향 최소화

정치 분석가들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거야 견제론'과 '정권 심판론'이 격돌한 이번 총선에서는 투표율이 5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보다 높으면 민주당에, 낮으면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이, 반대의 경우에는 보수 진영이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투표율이 60.6%에 달했던 17대 총선에선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며,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던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그러나 애매한 수준에서 절충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여야간 유불리에 크게 작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공중파 TV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백중세의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서울엔 투표율 마법 통했나?

그러나 각론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특히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서울의 경우 평균 투표율을 1.2%포인트 상회하는 55.5%의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의 투표율은 45.8%로 평균치에 0.3%포인트 낮았었다.

서울은 특히 오후 4시까지만 해도 평균 투표율에 0.2%포인트 미달하다가 5시부터 이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진보 성향의 젊은층이 막판에 대거 투표소로 몰려나와 상당수 선거구의 박빙 승부를 판가름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SNS의 힘은?

이번 총선에서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그 존재감을 더욱 굳혔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대거 SNS를 통해 투표 독려에 나서고,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일반 유권자들도 '투표 인증샷' 대열에 가세하면서 투표율 제고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야당 진영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다만 선거운동 막판에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과 같은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보수층의 결집력도 높인 것이 야당에는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SNS의 위력을 평가절하하는 견해도 있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대표는 "SNS가 없었던 시절에도 70∼80%의 투표율이 나온 적이 있다"면서 "SNS가 정말로 위력이 있다면 투표율이 그 정도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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